이혜진·신동욱·조비룡 교수팀, 공단 건강검진 수검자 대상 조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을 잘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계 합병증 및 사망률이 낮고, 의료비를 적게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이혜진·신동욱·조비룡 교수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 수검 여부에 따른 심뇌혈관계 합병증 및 사망률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를 저명 국제학술지인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40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 44만 3337명을 대상으로 2003∼2004년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그룹(16만 607명)과 받지 않는 그룹(28만 2730명)으로 나눈 후, 2010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검진을 받은 그룹은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뇌혈관계 질환(심근경색·뇌졸중 등) 사망률은 42%, 심뇌혈관계 질환 발생률은 18% 낮았다.
연구팀은 2003∼2004년에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15만 5620명을 대상으로 2005∼2006년에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그룹(11만 278명)과 받지 않는 그룹(4만 5342명)으로 나눈 후 2010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검진을 받은 그룹은 받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뇌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27% 낮았다.
검진을 받은 그룹은 받지 않는 그룹에 비해 외래 이용횟수는 더 많았지만, 입원을 적게 하고 의료비를 적게 쓰는 경향을 보였다. 또 2003∼2004년에 검진을 받은 그룹은 심뇌혈관질환에 관련해 연 평균 12만 5000원의 외래 및 37만 5000원의 입원의료비를 쓴 반면, 받지 않은 그룹에서는 연 평균 13만 5000원의 외래 및 48만원의 입원의료비를 썼다.
심뇌혈관계 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의 1/3을 차지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위험요인이다. 위험요인의 조기발견과 약물치료, 금연, 식이조절, 운동량 증가 등 생활습관개선으로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은 증상이 없어서, 본인이 병이 있는지를 모르거나, 병을 알더라도 치료 받지 않거나, 치료 받더라도 조절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국가건강검진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후관리를 통해 생활습관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이혜진 교수는 "검진 참여자들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새로 발견할 확률이 높았다"며 "현행 국가건강검진이 무증상의 심뇌혈관계 질환 요인의 조기발견과 예방관리를 목표로 하는 것과 부합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검진을 받았다는 것이 심혈관 사망률과 의료비를 줄인 것인지, 아니면 검진을 받은 사람들의 특성 자체가 다른 것 때문인지를 완전히 답해줄 수는 없다"며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검진 여부 및 흡연, 음주, 비만도, 질환력 등을 충분히 보정한 후에도 검진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에는 국가 검진 프로그램이 심뇌혈관 질환의 예방관리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