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호 한특위 위원 방송 인터뷰서 '직격탄'
"한의사 엑스레이 쓰고 싶으면 의대 인증부터"
한의사가 X-ray나 초음파 같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실시하고 있는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정호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은 26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FM 103.5 MHz)' 인터뷰를 통해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국민건강에 해를 끼치고, 면허제도의 붕괴와 함께 이중검사로 인해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은 "한의사 면허를 따고 X-ray나 초음파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의대평가를 통해 국제 수준의 의학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증 받으면 된다"며 "한의대에서 75∼80%를 현대의학과정을 배우고 있다면 한의과대학이 필요 없다. 의대로 전환시키면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현대 의학의 약 75% 가량을 교육받고 있으므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한 위원은 "그렇게 치면 철학과에서 영어교육과의 교과과정을 75% 듣게 하고, 철학과 졸업생한테 영어교육과와 마찬가지로 영어교사 자격증을 달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자동차 운전면허학원에서 배나 비행기 운전 수업을 75% 정도 한 다음 여객기나 항공 운항권을 달라는 수준의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의계의 주장은 대학교육과 면허제도의 근간을 허무는 것"이라고 지적한 한 위원은 " 한의대에서 정말 현대의학의 75%를 배운다면 그건 한의대가 아니다. 믿어왔던 민족의 정통의학이라는 한의학을 오죽 배울 게 없으면 한의대에서 25∼20%밖에 안 가르친다는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한의대 교육 과정을 조사해봤다는 한 위원은 "방사선학을 한의대 6년 과정 중에 1년 동안 일주일에 1시간씩 배우고 있고, 강의하는 사람도 전문가가 아닌 개원 한의사 3명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며 부실교육 문제를 지적한 뒤 "한의대 주장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의원에서 X-ray나 초음파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진료비를 줄일 수 있다는 한의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모든 한의원에 X-ray나 초음파 장비를 들여놓게 되면 당연히 과다 검사를 할 수밖에 없고, 또한 환자는 이중적 검사를 해야 하므로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뇌출혈이나 뇌졸중, 심지어 심장마비조차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거쳤지만 지금은 누가 그렇게 가냐"고 반문한 한 위원은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그런 (현대)기기들을 한의원에서 사고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거쳐서 가라는 거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더 들게 된다"고 한의계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