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2명 녹십자측 이사 선임해달라 요구
일동제약, 적대적 M&A 의혹 제기 해명해야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녹십자측 이사를 선임해달라고 요구한데 대해 일동제약이 발끈하고 있다. 녹십자는 일동제약의 2대 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한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적대적 M&A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경계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동제약은 16일까지 이번 주주임명 요구가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녹십자가 최근 다음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일동제약 이사 3명 중 2명의 이사를 녹십자측 인사로 추천해달라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녹십자는 현재 일동제약의 주식 29.36%를 확보한 일동제약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윤원영 회장 등 오너 지분이 32.52%여서 불과 3% 차이 밖에 안난다. 주주제안은 법인 지분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다. 일동제약은 주주제안서에 결격사유가 없으면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녹십자의 주주제안서에 일동제약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계열사 등을 동원해 일동제약 주식을 대량매입하고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부결해 일동제약을 M&A하려 한다는 설이 틈만 나면 거론되고 있다.
지주사 설립 부결 당시부터 녹십자는 적대적 M&A할 의도가 없다고 여러차례 밝혔지만 일동제약은 취약해진 경영권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동제약은 9일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녹십자는 협력을 표방하고 있으나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고 이번에는 예고없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려 하는 등 적대적 M&A로 해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서도 "주주권리행사는 오히려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적대적인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의 설명 요구에 녹십자는 "주주제안은 2대 주주로서 보장된 경영 참여를 하려는 것이라며 적대적 M&A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주주제안을 둘러 싼 논란은 일동제약 주주총회까지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