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보호자의 의사 폭행사건에 분노
"수십 명의 어린 환자도 함께 폭행한 것"
경남 창원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보호자의 전공의 폭행사건을 두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분개하며 법적 보호를 촉구했다.
대전협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의료인에 대한 보호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환자는 의료진을 때려도 그 의료진이 자신을 진료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일부 국민들은 의료진이 마음에 들게 행동하지 않으면 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사건도 마침 그 위치에 CCTV가 없었더라면 조용히 잊혔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또한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도 폭행당해서는 안 된다. 그중에서도 절대 때려서는 안 되는 이들이 있다. 부모·스승·어린이 그리고 구호가 직업인 사람들이다"고 강경한 목소리로 전했다.
대전협은 "아직도 우리 사회 안에서는 의료가 공공재라는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공의는 국가로부터 공공재에 기반을 둔 지원을 하나도 받지 못하면서도 진료 거부권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자신을 구타해도 의료진은 해당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의료진에 대한 폭행은 해당 의료진이 담당하고 있는 다른 무고한 환자에 대한 폭행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번에 폭행을 당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고막 파열로 병원 입원하게 되면서, 그 전공의에게 진료를 받던 수십 명의 다른 어린이 입원 환자는 돌연 의사를 잃었다"며 분개했다.
대전협은 "전공의가 보호자에게 죽임을 당해야 법률이 제정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곳곳에서 전공의 폭행 사태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보호장치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폭행을 당한 많은 전공의가 죽었다. 환자안전법은 통과됐지만 환자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어떤 상황인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대전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가 병원 수련 과정 중 언어 폭행을 당한 경우가 65.8%, 신체적 폭행을 당한 경우가 22.0%로 일반 근로자들보다 월등히 많았다. 또한 신체적 폭행을 가한 사람 중 환자가 의사에게 가한 폭행이 36.9%였다.
여자 전공의의 경우 66.2%로 환자 폭행 경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대전협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전공의에게 가하는 폭력과 더불어 국가도 전공의를 폭행하고 있다"며 "많은 전공의가 과로와 폭행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한다. 2013년 한 해에만 언론 공개된 과로 자살이 2건이며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대전협은 "이번 사태를 통해 명확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환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의료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부와 사회를 향해 외쳤다.
또한 "만약 의사가 환자에게 맞아도 그 환자에 대한 진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국가는 의료진을 폭행으로부터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의료진이 폭행을 당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선량한 환자들"이라고 국민의 건강권 역시 위협받고 있음을 지적했다.
끝으로 대전협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대한민국 의료를 짊어진 전공의의 대표 단체로서 의분을 금할 수 없으며 피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게 법률적 도움은 물론 모든 종류의 지원을 할 것이다.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들께 호소하는 바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협의회 차원의 모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