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정책포럼서 교수들 우려 잇따라
이창준 복지부 과장 "병원 손실 없도록 하겠다"
정부가 선택진료 의사를 3300여명으로 축소해 나가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전히 병원관계자들은 우려섞인 목소리를 제기했다.
서울대병원은 13일 '제30회 병원의료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을 초청해 보건의료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재영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저수가 정책에서도 대형병원들이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진료'를 택한 것"이라며 "선택진료로 재정을 확충하고 퀄리티 있는 진료를 보장하며 고급인력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정부가 저수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보장성 강화를 위해 환자가 돈을 적게 내게 하는데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해진 파이 내에서 수익을 나눠주겠다는 것이며, 병원들이 해외로 나가 환자 유치를 하거나 또 다른 사업을 해야만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택진료 축소로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배은정 교수는 "정부는 국민이 의료비를 적게 내는 방향으로만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결국 선택진료가 축소되면 개별 환자가 겪는 의료 퀄리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등의 경우에는 1인실을 국가가 지원해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은 다인실에 오래 있어야 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책 개선에 있어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으로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수가 현실화가 안된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경석 외과 교수는 "항상 느끼지만 수가의 전체 크기를 정해두고 의료인끼리 나눠가지도록 하는 것은 정부가 책임을 방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며 비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정부는 공공의료나 필수의료로 확대해 나가겠다 한다. 결국 기존에 가지고 있던 수가를 축소해 또다른 곳으로 지원해 나가는 것 아니냐"며 "별도의 지원금으로 수가를 책정해 새롭게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준 과장 "의료현장 목소리 반영하겠다"
이같은 교수들의 우려에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정책과장은 일방적 정책아닌 의료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건강보험 진료를 통해서 수입이 제대로 보전되지 못하는 부분은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해외로 진출해서 보상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정상적인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게 당연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추진 하기 보다는 의료현장 목소리 듣고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택진료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선택진료 축소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과장은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이에 대한 고민해왔다. 그럼에도 실제 정책으로 채택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결정한 부분"이라며 "비용에 대해서는 손해가 나지 않도록 선택진료비 1차 개편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손실에 대한 보상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용 문제를 줄여주는 대신 의료질 향상 분담금을 통해 의료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