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복지부 "올해 집중 검토...선별급여 적용"
로봇수술로 환자 만족도 높여 vs 급여화 시기 상조
로봇수술로 인해 삶의 질이나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급여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직 시기적으로 급여화 논의가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대한외과학회는 지난 9일 대구 엑스코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로봇수술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영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장은 발제를 통해 "정부의 4대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에 따라 비급여로 등재돼 있는 행위 중 4대중증질환 관련 행위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급여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그 중 올해는 로봇수술에 대해 급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수술은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2006년 8월부터 비급여로 등재된 이후 2015년 현재 47대가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로봇수술이 고가장비인데다, 수술 비용 또한 비급여로 이뤄지면서 병원마다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정부는 로봇수술에 대해 우선 본인 부담률을 50~80%로 높여 건강보험 영역에서 관리하는 '선별급여'제도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비급여에서 필수급여로 전환하는 중간 단계로서 3년 이내 경제성 재평가를 진행해 급여여부로 전환할지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사무관 또한 "5대 상급종합병원 비급여 조사 결과 2위가 로봇수술로 나타났다"며 "치료효과성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면서도 비용 부담 높아 사회적 요구가 있기에 선별급여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로봇수술 급여화를 위한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으며, 집중적으로 올해 안에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환자 삶의 질 높여 vs 의료서비스 질 저하 "분분"
이에 대해 학회 회원들의 의견은 달랐다. 외과로봇수술연구회에 속한 한상욱 아주의대 교수는 "위암치료에 있어서 개복-복강경-로봇 수술을 비교하는데 로봇수술에 대한 재원일수가 2~3일 단축하며, 환자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환자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는 만큼, 보다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로봇 자체 기구의 비용은 내려가야 하고 보험으로서 급여화 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플로워에서는 로봇수술 급여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급여로 전환되면 오히려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고 있는데 과연 그런 부분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우리나라가 현재 급여와 비급여가 적절하게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급여 부분을 급여로 전환시킨다면, 결국 의료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교수는 "정부가 고민해야할 부분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할 게 아니라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고 급여부분이 적절하게 해나갈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회원은 급여화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지적했다. 연세의대 교수는 "로봇수술에 대한 연구결과나 관련 데이터가 많지 않다"며 "급여전환은 시기적으로 이르다. 성급하게 급여로 전환한다면 여러 가지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최근에 임플란트 급여화가 이뤄진 부분이 있는데, 이 또한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에야 된 것인 만큼, 로봇수술도 데이터 확보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