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수가협상서 '진료비 목표관리제' 제안

건보공단, 수가협상서 '진료비 목표관리제' 제안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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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시한 부대조건 되풀이...의료계 '난색'
의협 "의료계 갈증 해소 위한 재정 지원 먼저"

▲ 2016년 수가인상을 위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6~27일 진행된 공급자 단체와의 2차 수가협상에서 전 유형의 공급자 단체에 부대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측은 건보재정을 제대로 관리 하기 위해서는 '진료비 목표관리제'가 필요하다며 이를 부대조건으로 언급했다. 지난해 협상에서도 제시됐던 부대조건이 올해도 똑같이 되풀이 된 것이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수가계약 시 보험자와 공급자가 가격과 양을 고려한 다음 연도 목표비를 합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내후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방식을 도입했을때 다음연도 실제 진료비가 목표진료비보다 높으면 수가를 인하하고, 낮으면 수가를 인상하게 된다.

▲ 의협 협상단 모습.
27일 2차 의원급 수가 협상을 마치고 나온 김숙희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의협 부회장)은 "건보공단측이 부대조건을 내걸었다"며 "그러나 부대조건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의 수가 협상 기간안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부대조건을 수용하는 단체에게는 인센티브로 수가 인상률을 높여주고, 그렇지 않은 쪽에는 인상률을 낮추는 패널티가 작용했다. 그럼에도 단순히 수가인상률을 높이기 위해 부대조건을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게 공급자들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27일 열린 재정운영소위원회에서 수가협상의 중요한 추가소요재정인 '밴딩'폭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또한 공급자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김 단장은 "건보공단측은 밴딩에 대해 우회적으로 물어봐도 절대 공개하지 않았다"며 "건보재정이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건보공단에서는 이번 밴딩이 결코 밝지 않은 것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건강보험 재정 흑자에 대해 의료계에 보상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도 건보공단측에 전달했다.

임익강 의협 보험이사는 "정부가 1989년 전국 의료보험제도를 확대 도입한 이후 의료계는 저수가-원가이하의 상태를 유지하며 누적 적자를 가져왔다"며 "그런 적자가 결국 지금의 건보재정의 흑자를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가인상은 긴 세월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단순히 눈앞에 닥친 상황만 보면서 건보재정 흑자와 수가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이사는 "그동안 의료계는 수가인하도 있었고, 적자를 겪으면서도 감내하고 이 자리까지 온 것인데 이제껏 보상받지 못했다"며 "갈증해소를 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병협 "부대조건, 필요하면 나중에 신중히 논의할 문제"

▲ 병협 협상단 모습
이날 2차 협상을 진행한 대한약사회와 대한병원협회도 건보공단이 제시한 부대조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영민 약사회 부회장은 "목표관리제를 제안 받았지만, 이번 협상에서 단기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단 오늘은 제안을 듣는 것으로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대조건은 추후에 정말 필요하게 되면 결정할 문제이지, 협상에서 단순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수가 인상률을 먼저 언급하고나서 부대조건을 얘기해야 되는데도 건보공단측은 먼저 부대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부대조건은 현재 상황에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병협도 부대조건 부분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계융 병협 부회장은 "이번 부대조건은 기존 협상때보다도 빠르게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며 "부대조건은 단순히 그냥 들여다보는 정도 일 뿐, 협상장에서 토론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직은 2차협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대조건 수용은 추후에 결정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공급자단체들은 29일 3차 수가협상에 이어, 6월 1일 자정까지 최종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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