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회장 민관회의서 일부 학교 행태 거센 지적
보건복지부 "관계부처 공문 보내 재발 방지" 약속
메르스 확산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 의사를 부모로 둔 학생들의 등교를 자제시키는 비교육적 행태를 보이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보건복지부에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했다.
추 회장은 12일 오전 보건복지부차관 주재 메르스대책회의에 참석해, 일부 학교에서 의사 자녀들에 대한 등교 자제를 권고하는 실태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요구했다.
추 회장은 "의사들은 메르스 감염 위험이 일반인들보다 매우 높지만 사명감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며 "사회적으로 의사들을 기피하고 심지어 의사를 부모로 두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등교 자제 요구를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교육부 등 관계부처에 즉시 공문을 보내 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메르스 진료 또는 치료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상당수가 집으로 퇴근하지 않고 별도의 숙소에서 거주하며 메르스 확산 저지를 위한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근거없는 사회적 차별은 의사들의 사기는 물론 진료 의욕마저 저하시킨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의 항의에 보건복지부는 즉각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장옥주 차관은 "관련부처에 즉시 공문을 보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11일 성명을 내어 "의료인 자녀에 대한 등교 금지와 귀가 조치는 의료인의 진료 의지를 송두리째 꺾는 것"이라며 상황이 재발할 경우 해당 학교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논의됐다. 복지부는 특히 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 및 치료병원, 일반 호흡기환자들을 메르스 감염 위험 없이 진료할 수 있는 '국민안심병원' 운영실태 및 운영방안 등을 전하고 의료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환자 또는 감염의심자 경유 병의원에 대한 사후조치 부족, 국민안심병원 이외 병원들에서도 정상적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홍보 부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메르스 감염의심자 진료 시 대응 지침 부재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한 후 할 수 있는 조치가 보건소 등 보건당국에 연락하는 정도인데, 일부 국민이 이를 진료거부로 오해하는 현상이 나타나 일선 의료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확실한 대응지침을 마련해 배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국민안심병원을 지정해 운영하면, 국민들이 지정병원에서만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잘못 인식할 수 있다"면서 "지정병원 이외의 병의원에서도 일반 질환을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같이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메르스 환자나 감염의심자가 경유한 병의원이 완벽하게 방역을 마치고 진료를 개시하려고 했도 환자들이 기피하고 있다"면서 "메르스 경유 병의원이 다시 진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국가에서 소독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토록하고 안전한 진료가 가능해졌다는 확인해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