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문가들 "중동과 한국 메르스 비슷"

사우디 전문가들 "중동과 한국 메르스 비슷"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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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진단과 치료가 메르스 퇴치 중요한 역할" 이구 동성 강조
예방의학회·역학회, 사우디 전문가 초청…지역사회 유행 걱정 'NO'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현재 한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 전문가들은 초기 진단과 치료가 메르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의대 의생명연구원 1층 대강당에서 '메르스 감염의 역학적·임상적 양상과 관리'를 주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전문가 초청 특강을 열었다.

이날 특강에는 알리 알바락 박사(사우디아라비아 질병관리본부장·의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감염 개관 ▲위험과 소통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자파르 알 타와피크 박사(존스홉킨스 아람코병원 감염내과 과장)가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의 역학적 임상적 특성 ▲메르스 진단과 치료경험 ▲메르스환자의 영상의학적 소견을 발표했다. 또 아나스 아얀 박사(리야드시 보건국 의학자문)는 ▲메르스의 감염관리(신속대응체계 및 감시추적)를 주제로 발표했다.

알리 알바락 박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메르스를 겪은 사람은 4만 5000여명에 이르며, 사망자는 450여명이 넘는다.

알리 알바락 박사는 "메르스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 등을 적절하게 사용해 치료해야 한다"며 "확진자들에게 어떻게 치료를 하면 낫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손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을 할 때 요령 등을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파르 알타와피크 박사는 "사우디는 메르스가 처음 발견됐을 때 사망률이 60%까지 발표되면서 공포심이 높았는데, 사망률이 높았던 이유는 초기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중증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입원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메르스 확진환자의 범위가 처음에는 좁아 사망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후 열이 38도 이상이거나, 두통, 근육통, 호흡기 문제, 폐렴 등의 증상이 있으면 메르스 환자에 포함시키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망률이 20%대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자파르 알타와피크 박사는 "메르스가 발병한 이후 초기에 치료를 한 환자의 경우 생존율이 70%를 넘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우디에서의 메르스 유행의 특징은 1차 감염이 낙타에 의해 직접 감염된 것이고, 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면서 2, 3차 감염을 일으킨 것"이라며 병원 내 감염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정해관 교수
특히 "1차 감염의 원인이 사우디와 한국이 다르기는 하지만 병원 내 감염은 비슷한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병원 내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파르 알타와피크 박사는 "어린이 환자에 대한 문제가 나오고 있는데, 사우디에서는 어린이 환자가 전체 환자의 1∼2%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어린이 환자 중 사망자는 중증인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였다"고 말했다.

또 "지역사회 유행 사례는 소규모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사우디 내에 지역사회 대규모 유행은 없다"며 "가까운 사람 간 비말감염으로 인한 감염 확산은 있었지만 공기를 통한 감염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나스 아얀 박사는 메르스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아나스 아얀 박사는 "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했을 때에는때 사우디에서는 이미 대규모 확산이 있었다"며 "병원 내 감염관리는 한국이나 사우디나 모두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치료를 잘 받아서 퇴원을 했거나, 검사상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의심스러우면 흉부 X-레이를 찍어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대한예방의학회 정해관 학술위원장(성균관의대)은 "사우디 전문가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오늘 특강을 들어본 결과 사우디와 우리나라의 메르스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고, 병원 내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퇴원을 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돌봐야 하고, 이들이 정신적 충격에 빠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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