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의협 회장, 전달체계·공공의료역할 확립 강조
메르스 의료기관 80곳 중 의원 49곳 "피해보상 최선"
추무진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시 남서 7개구 의사회 합동 학술대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정기평의원회에서 축사를 통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현황을 상세히 설명한 뒤 "메르스 진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사 회원을 비롯한 의료인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국민과 의료인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저수가와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비롯해 공공의료 기능 재정립·국민과 의료인의 안전 확보 등에 대해서도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사태는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의 역할에 의문을 품고 있는 회원들과 저조한 회비 납부율을 염두에 둔 듯 추 회장은 "부족하지만 도와주길 부탁드린다. 함께 하면 바꿀 수 있다"면서 "관심과 참여를 통해 의료정책을 함께 바꿔나가자"고 호소했다.
추 회장은 이날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 정부는 첫 회의부터 공개하지 않았다. 최소한 의료계라도 어디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으며, 환자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정보를 공개했더라면 의사들이 진단할 때 주의하고, 밀접 접촉에 의한 감염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의협은 지난 5일 신종감염병 대응 TFT 기자 브리핑에서 "국민과 의료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보건당국은 병원명을 공개해 달다"며 처음 보건당국에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여권과 시민단체를 비롯해 의료 전문가단체인 의협이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자 정부는 이틀 뒤인 7일 확진자 발생 병원 6곳 명단을 공개했다.
"의협은 의료인에게만이라도 메르스 병원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할 것을 주장했다. 왜 메르스 환자 발생 초기에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는지 지금도 궁금하다"고 언급한 추 회장은 "메르스 초기에 의료인 감염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보장구를 바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메르스 진료 일선에 나섰다 확진 판정을 의료진과 병원 종사자의 안위를 걱정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 80곳이 문을 닫았는데 이 중 49곳이 의원급"이라며 "월요일 열리는 민간합동회의에서 의료기관의 피해에 대해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하고, 관철시키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예기치 못한 감염병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보건소의 진료기능을 최소화하고, 질병예방·지역주민 건강 증진 교육 등 공공의료를 맡아달라고 요구했다"고 강조한 추 회장은 "이번 기회에 보건소가 공공의료 역할을 도맡을 수 있도록 기능과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지난 15일 보건당국에 메르스 지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보건소에 메르스 선별진료소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지역의사회 자원 회원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가서 의심환자는 안심병원으로 보내고, 감염 위험이 없는 환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방안.
삼성서울병원 발 원격의료 문제에 관해 추 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의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 보다는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환자가 사는 지역의 의사가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지역의사를 통해 처방전을 발행하는 것이 환자의 건강을 더 잘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국의 의료인들이 목숨을 내놓고 진료하고 있다"면서 "메르스로 인한 국민의 고통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의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의료제도를 다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관심과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