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긴급 대표자 회의 열어 대정부 요구사항 채택
진상규명, 피해보상 협의체 구성, 보건부 독립 촉구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의 문제 개선을 의료계가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병의원 피해 보상에 정부가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5일 집행부 및 의장단, 전국 16시 시도의사회장을 비롯해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산하 단체 임원들을 소집해 '메르스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대표자대회'를 열어 대정부 요구안을 결의했다<결의문 전문 기사 하단>.
이날 대표자들은 우선 메르스 사태가 확산된 주된 원인을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방역 실패로 규정하고,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 보건의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보건의료정책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메르스 사태의 이면에 저비용 고효율만을 추구한 건강보험수가체계가 자리잡고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하고 현행 수가체계에 대한 개선 논의를 즉각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려 고질적인 대형병원 환자 집중 현상이 메르스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것도 요구했다. 이밖에 감염병 예방과 공중보건 강화를 위해 보건소의 일반진료를 금지하고, 의사보건소장 임용의무를 준수하는 등 보건소 및 공공의료기관의 기능재정립도 촉구했다.
아울러 국가감염병 예방관리선진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감염병예방관리선진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메르스 피해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들이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보상 대책은 미진한 실정이다.
최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인해 직간접 적인 피해를 입은 의원급 의료기관 한 곳당 손실액은 1200만원~3200만원에 달한다.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손실 규모는 약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내놓은 피해보상 방안은 행정명령에 따라 강제 폐쇄 조치된 의료기관에 국한되고 있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자진 격리·휴진에 들어간 병의원의 손실 보전은 막막한 현실이다.
이날 의료계 대표자들은 '메르스특별법'을 제정하고 전반적인 피해보상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즉각 구성·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함께 중소기업특별세액공제 대상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포함될 수 있도록 조세제한특례법을 조속히 개정할 것도 촉구했다.
대표자들은 "메르스와 싸우고 있는 의료기관·의료인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앞으로 누가 공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인가"라고 묻고 "국민건강 수호와 의료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11만 의사들은 국민과 함께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무진 회장 "요구사항 관철 위해 최선" 다짐
이날 회의에서 추무진 의협 회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회원들이 메르스 병마와 싸우고 있고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면 정부에 등을 돌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피해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만 앞으로 유사한 사태 발생시 의료계의 협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료전달체계 확립, 보건소 기능 및 역할 재정립, 보건부 독립 등은 그동안 의료계가 꾸준히 요구했던 사안들이다. 국민 여론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의료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흠 의협 대의원회 의장도 "메르스가 종식되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회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의협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임 의장은 "메르스 사태는 국가적 재난위기이지만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하나의 목소리로 결집해 의협 중심으로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메르스 사태 초기에 의협의 대처에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현 시점에선 의협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게 무게를 실었다.
전철환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이번 사태를 의료계가 단합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의협과 추 회장에 힘을 실어줘 의료계의 요구사항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송병두 대전광역시의사회장도 "오늘 회의는 의협이 한 마음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현병기 경기도의사회 회장도 "무책임하고 대책없이 의협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자제해야 한다. 지금은 과실을 따지기 보다 의협에 힘을 보태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메르스 후속대책(의료정책·제도개선) 마련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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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11만 의사회원들은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메르스 퇴치를 위해 의료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며 헌신하여 왔다. 앞으로도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우리 의사들은 메르스 현장을 지키면서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우리 대표자들은 메르스 확산은 정부가 감염병 초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의료정책과 제도가 근본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불행한 사태라고 판단한다. 이에 우리 대표자들은 메르스로 드러난 보건의료체계 및 의료제도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고, 향후 이와 같은 감염병 뿐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문제에 대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1. 메르스 사태를 촉발한 정부 당국의 미흡한 대처와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한 방역 실패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 3. 저비용 고효율만 추구하여 메르스 원내감염 확산을 조장한 건강보험수가체계 개선 논의를 즉각 추진하고, 의료문화 선진화를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것을 요구한다. 4. 감염병 예방과 공중보건 강화를 위해 보건소는 일반진료를 금지하고, 의사보건소장 임용의무를 준수하는 등 보건소 및 공공의료기관의 기능재정립을 요구한다. 5. 정부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국가감염병 예방관리선진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의료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무총리 산하 (가칭)'국가감염병예방관리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6. 지금 거론되고 있는 졸속의 피해보상이 아닌 진료 최일선에서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기관 및 의료인에 대한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지원을 위한 (가칭)'메르스특별법' 제정과 전반적 피해보상을 논의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즉각 구성·운영할 것을 요구한다. 7. 중소기업특별세액공제대상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포함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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