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 "감염관리 의무·책임 규제만 늘려...재원부터 마련해야"
대한병원협회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에 대해 "일선 병원들의 시설·인력 확충 의무만 담고 있다"며 "국가방역체계가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협은 상급종합병원의 음압격리병실 의무 설치와 감염병 전문 치료체계 구축과 관련, "막대한 재정 투자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라며 "시설 설치와 운영에 이르기까지 현실적 수준의 재정을 지원하고, 일선 병원이 이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감염 방지를 위한 응급실 선별진료 의무화·병원감염관리 인프라 확충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응급실 내 감염관리 인력 추가 투입에 따른 재원 ▲감염병 의심 시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진단체계 ▲평소 운영빈도가 낮은 격리병상의 운영 효율성 제고 ▲감염관리 수가 신설 및 현실화 ▲감염관리를 담당할 인력 육성과 운영 지원책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근 병협회장은 "메르스 감염 확산 사태를 교훈삼아 향후 발생할지 모를 신종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감염관리 등 방역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일선 병원들의 감염관리 체계를 강화하는데 필요한 인력과 시설 확충에 대한 현실 적용가능성 등 사전검증과 충분한 재원 마련에 대한 검토없이 이를 규제일변도의 법령 정비만으로 감염관리 의무와 책임을 병원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료계가 소통하면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박 회장은 "국가방역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정부의 안정된 재정 지원 하에 단계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와 병원계가 함께 소통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논의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