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통과...연명의료 중단 근거 마련
환자의 자기결정권 존중 원칙...보험급여 보장 부대의견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등이 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관한 법률안'과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 등을 병합 심사하고 의결했다.
법안의 핵심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를 '임종과정'으로 법으로 규정하고,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법은 '연명의료'를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임종과정'은 희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로 규정했다.
연명의료 중단 대상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 경변, 그 밖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질환자 중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회복의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돼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절차와 기준에 따라 담당 의사 1인과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말기환자'로 제한했다.
그러면서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모든 행위는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연명의료 중단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 원칙도 명확히 했다.
또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호스피스 이용의 기반 조성에 필요한 시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관은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국가연명의료호스피스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추진하도록 했다.
특히 연명의료 중단 결정은 기본적으로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또는 환자가족의 진술을 통해 환자의 의사를 확인한 경우, 즉 환자가 의식이 또렷한 상황에서 스스로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밝힌 것을 확인하도록 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했다.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경우에는 환자 가족과 전문가의 동의는 물론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결정의 당위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이행할 때는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금, 산소의 단순 공급은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중앙과 권역별 호스피스센터 지정 시에는 국공립 의료기관을 우선해 지정하도록 했으며, 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 경변, 그 밖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질환자에 대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에 대해 법 제정·공포 1년 6개월 후까지 건강보험 급여를 보장하도록 부대 의견을 달았다. 부대 의견은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강력히 주장해 반영됐다.
한편 보건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해당 제정안은 9일 이번 정기국회가 마감되는 관계로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8일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12월 임시국회 개회를 요청하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임시국회 개회를 검토하고 있어, 임시국회가 개회하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