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자궁근종 치료 수천만 원...시간만 허비"

"한의원 자궁근종 치료 수천만 원...시간만 허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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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초음파 사용 말도 안돼...쉬운 진료 아냐"
김장흡 가톨릭의대 주임교수 "섣부른 진단 위험"

▲ 김장흡 가톨릭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주임교수(한국여성암연구재단 이사장)는 한의계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에 대해 우려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의협신문 송성철
"초음파 진료는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의대·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을 거쳐 레지던트 4년 동안 수련과정을 밟았다고 해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것이 초음파입니다."

김장흡 가톨릭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주임교수(한국여성암연구재단 이사장)는 1월 31일 의료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한의계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김 주임교수는 "한의사협회장의 초음파 골밀도 측정 시연은 측정 부위부터 진단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면서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임교수로서는 마지막으로 18회 가톨릭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연수강좌를 주최한다는 김 주임교수는 "수련과정을 마치고도 끊임없이 새로운 진단과 술기를 배우고, 익혀야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연수강좌를 열게 된 것도 전문가로서 최신 지식과 술기를 확실히 유지함으로써 여성의 건강 수준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주임교수는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만 여성질환의 경우 기능적 이상과 형태학적 변화를 진단할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야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며 "의료기기에서 알려주는 수치만 갖고 섣불리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주임교수의 중책을 맡을 예정인 김미란 교수는 "진료를 하다보면 자궁근종 환자에게 효과가 별로 없는 한방치료를 하면서 수천만 원의 진료비를 낸 경우를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며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할 자궁근종 환자가 치료 효과를 보지도 못한 채 1∼2년씩 시간을 허비하다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5년 한 해 동안 자궁근종 진료를 받은 환자를 집계한 결과, 29만 6792명으로 2009년(23만 7000명)에 비해 6만 명 가량 늘어났다. 이 환자수 집계에는 한방에서 진료를 받거나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를 비롯해 병을 모른 채 진료받지 않는 환자를 제외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50대 25.9%, 40대 46.9%, 30대 19.3% 등이다.

문제는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고,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 30대는 물론 40대까지 넓어지면서 가임여성의 40∼50%에서 자궁근종이 발병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의학정보의 홍수 속에 자궁근종을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네이버에서 '자궁근종'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파워링크·파워컨텐츠·비즈사이트에 18개 광고 사이트가 검색된다. 이중 한의원이 8곳으로 가장 많은 실정이다.

김미란 교수는 "가임연령이 40대까지 늘어나면서 자궁을 보존하면서 근종치료를 받길 원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여성의 소중한 자궁을 보호할 수 있는 생식보존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18회 연수강좌는 일선 개원가와 수련병원 최일선에서 여성의 건강을 1차적으로 지키고 있는 개원의와 전공의를 염두에 두고 마련됐다.

김 주임교수는 "최근 여성질환 트렌드를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그에 걸맞는 강연자를 모셨다"면서 "항상 공부하는 겸손한 자세로 대한민국 여성건강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수강좌에서는 부인종양분과는 새로운 낭소 종양표지자 검사를 비롯해 자궁내막 병변과 유전성 부인암 검사·유전상담 클리닉 운영에 관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모체태아의학·생식내분비학·일반 부인과 등 세부 분야별 강연도 이어졌다.

특별강연에서는 최근 자궁근종 시술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고강도 초음파 하이푸(HIFU) 시술과 관련, 올바른 시술 적응증과 비수술적 치료에 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현희 가톨릭의대 교수(산부인과)는 "의사의 편의보다는 환자을 만족을 위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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