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 묻지마 '환수' 국민건강보험법 취지 어긋나

요양급여 묻지마 '환수' 국민건강보험법 취지 어긋나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15 11:2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건강보험 혜택 많이 받도록 요양급여 폭넓게 인정해야"
진단제품 구성 다르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 환수처분한 건보공단 패소

▲ 대법원 전경.
명백한 비급여가 아님에도 의료기술이나 진단검사 등에 대해 요양급여를 제한하거나 급여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재판장 이승한 판사)은 10일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요양병원은 2010년 1월∼2012년 12월경까지 B회사가 제조·판매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유전형 판별용 PNA칩'(PNA칩)을 이용해 HPV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한 분자병리검사(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 검사, DNA microarray)의 상대가치점수를 적용,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3년 6월 7일 'PNA칩' 검사를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자형검사(PNA microarray)'로 칭하고 신의료기술로 고시한데 이어 2014년 5월 29일 급여대상으로 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PNA칩'이 급여대상 행위로 지정되기 이전에 A요양병원이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은 것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을 위배한 것이라며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을 했다.

A요양병원은 "인유두종바이러스를 진단함에 있어 펠티드를 골격으로 하는 PNA 탐침을 이용하거나 디옥시리보를 골격으로 하는 DNA 탐침을 이용한다는 것일뿐 인유두종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본질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의료기술 고시항목 해설집에 대한 해석에서는 진단제품의 탐침을 DNA 탐침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1심(2014구합53681)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개선된 진단제품을 이용했다는 점만으로 동일한 원리에 의한 진단행위를 별개의 의료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수 처분의 이유로 내세운 별개의 의료기술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병리학회·대한진단검사의학회·한국바이오칩학회도 근본적인 검사원리가 달라진다거나 원천 기술의 원리가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며 A요양병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법원은 특히 "헌법은 모든 국민의 보건에 관한 국가의 보호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법은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고 사회보장을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비급여 대상을 제외한 일체의 사항을 요양급여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명백히 비급여 대상으로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 폭넓게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해 검사나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환자들이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게 인정함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진단행위는 명백히 비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수년간 수많은 요양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목적·방법·염기서열을 이용한다는 검사원리가 동일함에도 이제와서 검사완리와는 별개의 문제인 진단제품의 일부 구성부분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헌법 및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에 어긋날뿐 아니라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국민건강보험의 실효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 서울고등법원에 항소(2014누70343) 했으나 기각된데 이어 10일 대법원 상고심(2015두50351)에서도 기각 판결로 할말을 잃게 됐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