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 성과 발표회, 병원별 신의료기술 개발 성과
정부 R&D 적극 지원...의사과학자 양성 필요 '한목소리'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31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연구중심병원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운영한 제1기 연구중심병원은 연구·산업화 수입 비중을 2012년 3.6%에서 2015년 8.9%로 높일 수 있었다. 연구전담의사도 78명에서 174명으로 123% 증가했으며, 기술이전에 대한 수입액이 24억원에서 93억원(282%)으로 확대됐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의 성과도 있었다. 가천대길병원은 융복합 영상 진단기기의 원천과 실용화 기술을 기반으로 뇌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MRI 시스템'을 개발했다. MRI는 11.7T MRI 시스템으로 세계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초고해상도 제품이라 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에서는 바이오칩을 기반으로한 혈소판 기능측정기·초고속 말라리아 분자진단기기 등의 의료기기와 골격손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밖에 ▲고려대안암병원의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당차병원의 줄기세포 임상시험 플랫폼 구축 ▲서울대병원의 내시경 회사 공동 설립 등의 성과를 보였다.
미국의 연구중심병원 R&D 22%투자..한국은 6% 불과
그러나 이런 성과에도 정부의 적은 연구비용 투자가 문제로 지적됐다.
배병준 서울의대 박사(전 보건복지부 정책관리국장)은 "정부의 바이오헬스 R&D 투자는 6.8%에 불과했다"며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미국은 22.5%, 영국 18%, EU 22.5%등을 보이며 한국과 투자비율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기업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보스턴 바이오테크클러스터만 보더라도 연구중심병원과 연구중심의대에 연간 1조원 가까운 연구비가 지원되고 있다.
배 박사는 "미국은 보스턴 바이오테크클러스터의 연구중심병원과 연구중심의대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면서 산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병원과 의대에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사과학자 양성도 문제로 꼽았다. 배 박사는 "하버드대의 의사과학자는 7년이 걸리는 반면, 한국은 11년이 소요된다"며 "의사과학자 양성 기관을 대폭 줄이고,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소라 인하의대 교수 또한 과감한 지원을 요구했다. 박 교수는 "예산이 부족한 현재 상태에서도 지정된 연구중심병원에서는 눈부신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진다면, 더 큰 성과로 연결될 것이다. 예산 지원이 어렵다면, 연구중심병원의 수를 늘리는 일이라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병원이 많아지고, 연구 해나갈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박경수 서울의대 교수는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당초의 계획과 달리 규모가 축소되면서, 연구자들에게는 하나의 대형 연구비 트랙으로 여겨지게 됐다. 연구중심병원들의 역할에 대한 고려 없이 단기간 성과창출에만 몰두하는 문제가 있다"며 "지속가능한 연구중심병원 구축을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과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