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의 삭감을 위한 삭감이 '불신' 초래"

"심평원의 삭감을 위한 삭감이 '불신' 초래"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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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숙 의원, 경영평가 방식 질타..."건보재정 절감, 지표서 빼라"
건보공단엔 보장성 강화·사무장병원 부당수급액 환수 대책 주문

▲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영평가 지표에 건강보험 재정 절감 지표가 있어, 심평원이 의료계로부터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면서 경영평가 지표에서 건보재정 절감 지표를 삭제하라고 주문했다.ⓒ의협신문 김선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영평가 지표에 건강보험 재정 절감 지표가 포함돼, 심평원이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22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공단·국민건보험공단·심평원 업무보고에서 심평원 경영평가 방식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의료계에서 심평원이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지난 2008년부터 심평원 경영평가 지표에 건보재정 절감 항목이 포함돼, 의료계가 심평원이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건보재정 절감 지표가 조직은 물론 직원 개인 평가 지표에 포함돼,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삭감률을 높여야 하는 구조인데, 2015년 경영평가 결과 심평원의 건보재정 절감 건수가 7900만 건에 달했는데도 평가 점수를 저조했다"면서 "좋은 점수를 받지도 못할 거면서, 건보재정 절감 지표를 평가 항목에 왜 넣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의료기관의 급여 청구는 적정성 평가에 따라 급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건보재정 절감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니까 의료기관의 불신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건보재정 절감 지표를 경영평가에 넣으니,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협신문 김선경
그러면서 "앞으로 실시할 예정인 직원 성과급제 평가 지표에도 건보재정 절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이런 삭감을 위한 삭감을 하려면 심평원의 존재 이유가 없다"면서 "심평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서 건보재정 절감 지표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라. 건보재정 절감 지표는 반드시 삭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명세 심평원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심평원이 감독할 수 없는 사안이다. 건보재정 절감 지표를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직원 성과급제 지표에서는 이미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저소득층 비급여 진료비 부담...보장성 강화 절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보장성 강화를 촉구했다. 오 의원은 "저소득층은 비급여 진료비 때문에 병원 가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60%대 보장성은 너무 낮은 것"이라며, 심평원에 보장성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손 심평원장은 "비급여 관리를 위해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표준화를 하면 비급여 진료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고, 환자 본인부담금 관리도 쉬워질 것"이라며 "먼저 비급여 의료행위를 정리하고, 다음으로 약제, 치료재료까지 정리하며, 각각의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각각의 적정한 본인부담금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대표적 비급여인 상급병실료와 간병비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도록 전문가와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협신문 김선경
이에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국민 반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가입자 대부분이 공보험료보다 실손보험료를 더 많이 내고 있다. 공보험 보장성이 작아서 이렇게 된 것"이라며 "새로운 의료기술이 개발될수록 의료비는 증가하는데 보험료 인상률은 물가인상률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합심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마스터 플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성일종 의원은 사무장병원 문제를 꼬집었다. 성 의원은 "사무장병원의 부당수급액이 1조 5000억원을 넘었는데, 환수액은 900여 억원 밖에 안된다. 사무장병원으로 판명되는 즉시 병원 건물과 보증금을 압류할 권한을 부여해야 하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서 환수하려니 안 되는 것"이라며 "법 개정이라도 해서 회수방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도전했던 '심평원 상임감사' 현직 유지 논란
한편,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약사 출신 서정숙 심평원 상임감사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다가 당선에 실패하고도 현재 심평원 상임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약사 출신 서정숙 심평원 상임감사가 20대 국회의원 선거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후 심평원에 복귀해 상임감사로 재직하고 있는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해명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남 의원은 "서 감사는 민주자유당 시절부터 25년 간 정치인생을 걸어왔고, 여성단체 활동 등을 거쳐 심평원 감사직에 입성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실패했고 다시 심평원 감사직에 복귀, 재직 중"이라면서 "준공공기관으로서 재직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공직자 선거규정에 그대로 적용받지 않고 있다. 만약 공무원이었다면 출사표 전에 기관 사직을 하고, 복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직하지 않고 비례대표의원에 도전한 것도 문젠데, 지금까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심평원에 상임감사로 활동하는 것은 이상하다. 거취를 결정할 생각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서 감사는 "주변의 추천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선택받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심평원에 업무적으로 혜택 또는 지장을 주지 않았다"며 "선거 후 거취에 대해 주변의 자문을 받았으나 심평원 감사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는 게 도리라는 의견을 받아 남게 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향후 거취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지만,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답해, 앞으로도 상임감사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불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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