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J원장 자살...비통·분노 들끓는 의료계

안산 J원장 자살...비통·분노 들끓는 의료계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7.2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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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의사회 성명 "은퇴 불과 석달 앞두고..."
현지조사 사전 고지, 급여기준 명확화 등 요구

보건당국의 현지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도 안산 J비뇨기과 원장 사건이 의사 사회를 분노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성명을 통해 "안산 비뇨기과 원장의 비통한 소식은 수차에 지적돼 온 실사제도의 문제점이 합리적으로 시정되고 않은 현실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개인의 문제가 아닌 11만 의사회원들의 아픔"이라고 비통해했다. 또 당시 현지조사 경위를 재조사하고 규제와 통제 위주의 보건의료정책을 개선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안산시의사회와 비뇨기과의사회, 의료혁신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은 23~24일 안산 국민건강보험공단 단원지사와 단원구보건소 앞에서 잇따라 촛불 추모 집회를 열어, J원장 사건을 '행정살인'으로 규정하고 관련자 처벌과 현지조사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비뇨기과의사회는 25일 대정부 요구사항을 명확히 표명했다. 우선 보건복지부는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현지 조사를 담당했던 조사관들을 문책할 것을 촉구했다.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원칙 없는 현지조사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현지조사 방문 이전에 반드시 사전 고지하고, 의료기관 대표를 '예비 범죄자' 취급하지 말아야 하며 추후 소명 및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이중조사를 단일화할 것과, 현재 시행되고 있는 급여 및 심사기준을 알기 쉽게 정확히 공개하고, 애매한 급여항목 기준을 명확하게 개정할 것도 요구했다.

이밖에 심사기준의 결정과 청구 자료의 평가시 심평원 자문의사의 의견뿐 아니라 각과 개원의사회의 참여를 보장하고, 실사후 과도한 배상내용을 합리적·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7월 3일 유명을 달리한 J원장은 10여일전 복지부·심평원·공단의 현지 조사 이후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에 더 이상은 견딜수 없어 스스로 우리곁을 떠나셨다"며 "고인은 평소에도 정직하게 명예롭게 사시는 것을 각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셨다. 2002년 안산에서 개원후 현재까지 하루 100명 정도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특히 소외계층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계셨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고인은 올해 만 65세로 오는 9월까지만 진료하고 평소 병원 운영방침대로 환자에게 성심껏 진료를 할수 있는 후임자에게 병원을 양도할 계획이었다. 비극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 23일 보건복지부 지휘·감독하에 심평원·건보공단 직원이 사전고지 없이 방문해 3일간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의사회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고인은 제출자료 수집에 많은 애를 먹었으며, 본인이 원할 경우 자료제출 기한 연기를 요청할수 있었고, 확인서명 역시 연기 할수 있었음에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현지 조사원들은 조사기간 동안 고인이 매우 힘들어 하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조사기한 내에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제출자료에 대한 소명기회와 법적 방어를 위한 기회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받지 못한채 확인 서명을 해준 것에 대해 고인과 유족들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고인은 본인의 명예와 도덕성이 침해되는 것을 매우 걱정했고, 자료제출 이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아 투약까지 받을 정도로 힘들어했다. 너무도 견디기 힘든 현실을 떠나고자 극단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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