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차의료 '동네의사협동조합'이 구한다

위기의 일차의료 '동네의사협동조합'이 구한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8.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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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연구소, 동네의원 원장 중심 조합 제안
의정硏 "EHR·헬스케어 시장서 중요 역할 기대"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동네의사협동조합' 설립을 제안했다. 20일 의협 회원을 상대로 조합 설립 방안을 설명하는 이용민 소장. 

동네의원 원장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EMR 등 의료정보화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의사 중심 조합 설립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는 동네의원 경영에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는 (가칭)'동네의사협동조합' 설립을 제안했다고 22일 밝혔다.

제안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은 일차의료기관 개설자이며 동네의원을 운영하는 원장이 주축이다. 정관 및 규약사항으로 병원급 의료기관 원장 등도 이사회 의결로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조합 형태는 ①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협동조합 설립 후 지역에 지부를 구성 ②각 지역 협동조합 설립 후 전국단위 협동조합연합회를 구성 ③각과 개원의사회 협동조합 설립 후 연합회를 결성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출자금 액수는 ①조합원 1인당 1구좌 10만 원 ②조합원 1인당 1계좌 100만 원으로 하는 방안 등이 있으며, 발기인 등 사전의견수렴 후에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연구소는 (가칭)'동네의사협동조합'이 각종 수익사업의 주체가 돼 일차의료기관 경영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합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는 EMR 등 의료정보화 사업, 의료기기 제조·유통, 의약품 유통, 건강관리서비스 관련 사업, 의료기관 소모품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사업 등으로 전망했다.
특히 조합이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EHR 시장과 헬스케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EHR 시장은 10%내외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EMR 시장에서 프로그램의 가격 적정성, 유지보수료, 타제품과의 DB호환성, 국제기준 미달 등이 문제로 제기되는 만큼 시장의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뇨기과의사 협동조합과 타 분야 조합 비교표

 

의정연은 또한 앞으로 의료의 흐름이 개인맞춤형 예방관리로 전환되면서, 헬스케어 시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동네의사들을 중심으로 한 협동조합이 건강관리 등 헬스케어 분야에 진입할 경우 의료소비자의 신뢰감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합의 최대 장점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구매력·협상력의 극대화,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한 투명경영, 지역사회 기여를 통한 신뢰도 증가, 수익창출에 따른 배당배분 등이 꼽혔다.

실례로 2014년에 설립된 비뇨기과의사회 협동조합의 경우, 협동조합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난해 1억 5000여 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이중 2000만 원을 조합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의료정책연구소 이용민 소장은 "일차의료기관의 경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 정도(正道)"라면서도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일차의료기관의 사정이 너무 급박해 동네의사협동조합이라는 생존전략을 고민하게 됐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각자 일차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협동조합을 통해 다양한 수익사업에 진출하게 된다"며 "규모의 경제 실현뿐 아니라, 의사 개인으로서는 시도해보기 어려웠던 신사업 분야에 접근할 수 있고 공동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등의 여러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동네의사협동조합 플랫폼을 통해 전문성과 현장성을 갖춘 일차의료 의사들이 많이 참여하게 되면, 혁신적인 헬스케어 사업영역도 창출될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 미래의료산업도 선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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