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먼저 경험한 일본 '병동제'·'복합제' 성공사례 주목해야
박용우 노인요양병원협회장 9일 학술세미나서 제도 개선 제안
박용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은 9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년기 보건의료나 사회복지 문제에 대한 제도나 정책이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겨냥 "요양제도와 요양병원 개념을 도입한 지 8년이 지났다"면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제도를 조사하고, 환자·보호자의 이용 행태와 만족도 등을 파악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 의료에 대한 다양한 욕구와 재활·만성기병원·요양시설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의 경험을 참조해 기능별 병동제를 허가하고,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을 복합체 형태로 발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일본을 방문, 회복기 재활병동과 만성기병동을 비롯해 의료복지복합체를 돌아보고 현지에서 심층 세미나를 통해 일본의 노인보건의료제도를 살펴봤다는 박 회장은 "일본 후생성은 정책을 추진할 때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을 유도해 의료공급자나 이용자가 만족하는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며 "의료·개호 분야의 개혁을 통해 만성기의료와 회복기 재활병동 제도를 개선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술세미나 개회식에 참석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18년 고령사회, 2026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4.06%로 OECD 국가 평균인 1.19%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고령화 속도에 비해 보건과 의료 체계의 개혁이 느리고, 노인과 관련된 의료와 요양과 관련한 법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않다보니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다"고 지적한 양 위원장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33%가 경증이고, 요양시설 입소자의 약 30%가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중증환자일 정도로 비효율적"이라면서 "입소 기준을 조정하고, 요양병원 간병비의 급여화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록권 의협 상근부회장은 "무엇보다 적정 수가를 담보해야. 최선의 의료서비스 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출산과 육아를 사회공동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듯이 노인의료도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의협은 의정협의체를 통해 불합리한 보건의료제도를 개선하고, 의료진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요양병원 대상 시상식에서는 김은영 온누리병원 수석간호사가 대한병원협회장상을, 유영권 효사랑가족요양병원장이 대한의사협회장을, 유한정 한국관광대학노인전문병원 간호사가 대한중소병원협회장상을, 김남교 명품노인요양병원 간호팀장이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장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