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두 면허제도 개선특위 위원장, 강조..."전문성 살리고 자율성 확보"
의사가 조사 대상·처분 수위 등 결정...자율적·획기적인 전문가 규제방식
"비도덕적 진료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대다수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는 안전망이 될 것이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의료계 일각에서 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지만, 제도 설계를 책임졌던 송병두 '면허제도개선 및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대전광역시의사회장)은 오히려 대사수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는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오는 11월부터 6개월간 광주광역시를 포함한 3개 광역시·도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평가의 대상은 면허신고, 의료계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발견된 비도덕적 진료행위 의심사례로, 학문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행위, 중대한 신체·정신질환이 있는 의료인 등 전문가평가단에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추진을 위해 각 시도의사회에서는 전문가평가단을 설치해 전문가평가를 실시하게 되는데, 전문가평가단의 평가위원은 지역의사회의 추천을 받아 지역사회 사정을 잘 아는 분야별 전문가로 위촉하게 된다.
조사 결과,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되면 시도의사회에서 심의 후 중앙회(윤리위원회)로 처분을 의뢰하고, 중앙회 윤리위원회에서는 최종적으로 행정처분 필요 여부와 자격정지 기간(경고∼자격정지 1년)을 정해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고, 보건복지부는 요청한 내용대로 행정처분을 실시한다.
다만, 행정처분의 대상자가 처분 내용에 대해 이의가 있을 때에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를 검토해 최종 처분을 내리게 된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의료계 일각에서는 가장 가깝게 지내는 지역 의사들끼리 서로 의심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송병두 위원장은 "전문가평가제도는 의사의 전문성을 살리고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송 위원장은 "일각에서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걱정하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의사에 대한 조사와 규제, 처벌을 모두 보건복지부에서 하고 있지만, 전문가평가제 하에서는 의사들이 조사 대상 선정, 조사 여부 검토, 처벌과 양형을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비도덕적 의료행위는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비도덕적 진료행위라 판단하는 경우가 기준이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전문가집단의 자율규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까지 극히 일부의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는 의사들 때문에 과도하게 의사들을 규제하고 처벌하는 많은 악법들이 제·개정돼왔다"면서 "전문가평가제도는 대다수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동료 의사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라고 판단하는 진료행위를 하는 의사들에게는 굉장히 무서운 제도가 될 것이지만, 그런 의사들을 의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규제함으로써 타율에 의한 불필요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시범사업이 시행되기 전에 시범사업 추진단이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시범사업을 하면서 대다수 선량한 회원들이 자유롭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며 정상적으로 진료를 하는 의사라면 걱정할 게 없다"면서 "처벌 규정도 자격정지 1개월에서 12개월로 강화됐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경고부터 자격정지 12개월까지 처벌 유형이 다양하다. 그리고 처벌 수준도 의사들이 판단해 보건복지부에 처분을 의뢰하도록 돼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서 효과가 입증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