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내용 교과서·백과사전 보는 듯...소비자 눈에 맞게 수정돼야
'소비자 건강정보제공 정책 토론회', 포털 운영 개선 요구 목소리 높아
단순히 질병정보 중심의 건강정보 제공에서 탈피해 건강증진 및 자가관리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고, 과학적이고 신뢰할만한 건강정보를 발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자를 위한 국가건강정보포털이지만, 포털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이 사전적 의미가 강하고, 실제 생활에서 소비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전문적인 내용이 소개되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지게 돼 소비자 친화적으로 사이트가 구성돼야 하고,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국가건강정보포털(http://health.mw.go.kr) 사업은 국민들에게 검증된 양질의 건강·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수요에 기반해 검증된 양질의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통합적·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협력해 2007년부터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또 포털 사이트는 2011년 1월부터 오픈해 운영되고 있다.
또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질병정보, 의료기관 정보, 의약품 정보 등 각 기관별로 분산된 정보를 통합·연계해 국민들이 건강·의료 관련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서 얻을 수 있도록 정보제공 채널을 일원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정보 제공 서비스, 질병관리본부의 건강샘터 자료, 그리고 국립암센터의 국가암정보센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정보 관련 서비스를 하나의 공간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
4일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암연구소에서 열린 '소비자 건강정보제공 정책 토론회'에서 조희숙 교수(대한의학회 보건교육이사)는 "건강정보는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핵심자원이 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건강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대한의학회와 보건복지부가 국가건강정보포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1년부터 포털을 운영한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선택적 치료와 필수적 치료의 비교 선택,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정보, 그리고 건강기능식품, 대체의학, 상업적 건강광고, 구매에 대한 의사결정지원 정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건강정보 제공은 공공기관 및 의료기관 위주의 개별적·기관별 제공이 주를 이루고 있고, 건강정보 개발이 전문화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기관 간 연결고리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또 "국외의 경우 건강정보 사이트는 모바일(SNS) 기반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의사결정지원 정보개발이 두드러지고,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 그리고 질관리를 통한 정보제공이 주요한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국외 건강정보사이트는 제3자의 독립기구에서 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국가건강정보포털을 5년여 간 운영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건강정보의 방향 8가지를 제안했다.
조 교수는 ▲현재 건강정보포털 콘텐츠는 질병, 의학정보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새로운 정보 수요를 충족시키는 콘텐츠 제공으로 전환 ▲소비자 의견 수렴 기전 강화(가칭 국민건강패널단 운영) ▲ICT 기반 건강정보의 접근성 제고 ▲소비자 경험기반 정보 개발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건강정보의 메타데이터 구축) ▲소비자 건강정보제공 거버넌스 구축(보건복지부 산하에 건강정보협의체 구성/건강정보 제공기관, 관련 이해관계 당사자 참여/건강정책 우선순위, 건강정보 제공 사업 계획에 대한 의사결정) ▲제3자 독립기구에 의한 건강정보 심의제도 운영(비강제성, 자발적 참여모형 운영) ▲건강정보제공 코디네이터 기능수행을 위한 전담기구 필요(소비자 정보 요구 트랜드를 파악하고 중요 주제 선정/건강정보 모니터링과 평가/공공기관 건강정보 연계 및 건강정보 홍보 및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전담) 등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국가건강정보포털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건강정보 제공 기관의 건강정보 연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소비자 건강정보 및 건강정보 이해와 활용 능력 향상에 지속적 관심을 가질 전담기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은 "무분별한 정보들이 인터넷을 통해 올라오고 있지만 수많은 정보를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어려워한다"며 "신뢰할만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소개하는 정보를 보면 누구를 위한 정보 제공인지 잘 모르겠다"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포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교과서나 백과사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고, 용어도 전문가 입장에 맞춰져 있다보니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많은 것도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포털이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문역할을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개발부터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고, 방송이나 신문에서 제공하는 건강정보 관련 보도들에 대해서도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