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권 변호사, "김영란법 애매한 부분 많지만 지키는게 중요하다"
적용 대상자·예외조항 등 부작용 속출...개정(안) 쏟아질 것으로 전망
이경권 대표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파트너스)가 12월 1일 경기도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제15기 학회 임원 아카데미' 특강에서 이같이 밝히고, 진료현장에서 법을 잘 준수하길 바란다고 학회 임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변호사는 "김영란 전 대법관이 법안을 발의한 취지는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부분이 빠져있고, 대상자도 처음에는 극히 일부에 해당하던 것이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상당히 넓어졌다"고 말했다.
또 "애초 벤츠 여검사 문제 때문에 이 법이 만들어졌는데, 당시 법원에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김영란법은 기존 법에서 한계를 보인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에 대한 금지 규정을 엄격하게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즉, 기존 형법으로는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을 입증하기 곤란하고 뇌물죄로 처벌을 불가능한 한계가 있었고, 공직자 윤리법은 재산신고 및 퇴직자 취업제한만 규율하고 있으며, 공무원 행동강령은 임의적 징계로 실효성을 확보하기 곤란해 국민들의 사법에 대한 불신이 커졌던 것.
이 때문에 "공직자의 부정한 청탁과 금픔수수 등을 다루려는 것이 취지였으나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법적용 대상자가 확대되고, 특히 언론이 포함되면서 더 이상해졌다"며 "이같은 문제는 권익위원회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법적용 대상자의 범위는 물론 애매한 부분에 대해 권익위가 답변을 내놓지만, 최종 결정은 권익위가 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에서 판결을 하는 것이므로 권익위의 답변을 100% 믿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김영란법 개정(안)이 많이 발의될 것 같다"며 "언론사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개정안이 가장 먼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정창탁 금지 및 금품등 수수 금지 조항에 대해 학회 회원들이 굼긍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학회가 법인이 아닌 경우 학회 회원들 개개인이 법 적용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껄끄럽다고 생각하면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 진료와 관련한 청탁이 있을 때에도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하고, 의과대학생·인턴·레지던트 등의 청탁에 대해서도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학회 및 세미나 등 회의에 참석할 때 사전신고서 및 사후신고서를 소속 기관에 제출해야 기관으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품수수 금지와 관련 이 변호사는 "금품수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되는데, 형사법에서 3년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긴급체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되도록이면 조심하는게 진료중에 체포되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픔수수 금지 예외조항에 대해 많은 학회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예외조항을 찾는것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기존의 관행 및 문화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학회에서 제약사 후원으로 학술상을 시상하고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관행대로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사회 형평상 다른 집단과 비교해 의사집단이 특권을 누리지 않으면 권익위에서도 문제를 삼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강의료와 관련 학회 회원들의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의료는 국립병원, 사립병원 등 소속 교수들 간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개정(안)이 곧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현행 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