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100쪽 분량의 의견서 23일 보건복지부에 제출
복지부, "너무나 복잡·방대한 내용 포함돼 신중히 검토후 결정"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26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 책임을 물어 삼성서울병원에 내린 행정처분(영업정지 15일) 사전통보를 그대로 유지할 지, 수정할 지 고민에 빠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23일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 사전통보에 대해 100쪽이 넘는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견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영업정지 15일 행저처분이 적절하지 않고, 보건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내린 부분에 대한 법적인 문제점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행정처분 조치는 감사원이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 감사보고서에서 삼성서울병원에 행정처분을 내리도록 요구한 뒤 한참 뒤인 12월 26일 이뤄졌다.
보건복지부는 감사원 요구사항이 있었음에도 시간을 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고, 박영수 특검이 출범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한 것을 놓고 '삼성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갑자가 행정처분을 사전통보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에 의료법, 감염병예방관리법 등의 위반 혐의로 영업정지 15일(800만원의 과태료 처분으로 대체 가능), 그리고 관련자에 대해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겠다고 통보하고 경찰에도 고발조치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가 한창 유행할 때 병원에 방역조치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음은 물론 응급실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등에게 메르스를 확산시켰다는 혐의도 적용했다. 또 메르스 역학조사 당시 성실하게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협조를 하지 않은 부분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행정처분 사전통보에 대해 4주라는 시간동안 내부적인 검토를 한 결과 영업정지 15일이 과하다는 내용의 의견서(이의신청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의견서를 접수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제출한 분량이 너무나 방대하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또 "분량이 100쪽이 넘다보니 내부적으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건복지부가 내린 행정처분에 대한 근거를 충분히 검토후 행정처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영업정지 15일 행정처분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에는 삼성서울병원과 보건복지부의 법적 다툼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서울병원이 제출한 의견서가 반영돼 행정처분 내용이 수정될 경우 보건복지부로서는 행정처분 사전통보를 신중하게 내리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신뢰성에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