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 응급의학과 전공의 삭감수당=중형헬기 1대 구입예산...의혹
대전협, 한 마디 언급 없이 올해부터 수당삭감...원상복구 요구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올해 40만원으로 삭감된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보조 수당의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올해 1월 급여명세서를 조회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은 새해 들어 오히려 10만원 가량 줄어든 급여총액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응급의료기금에서 지원되던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이 월 5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줄어들어 지급됐기 때문이다.
대전협은 "지난 2016년 12월 3일 20대 국회 16차 본회의에서 의결된 '2017년도 응급의료기금 운용계획 개요'의 중앙응급의료위원회 안건 문서를 보면, 2016년 연 37억원 지원되던 응급의료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이 2017년 연 30억원으로 삭감된다는 내용이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삭감 배경이나 이유 등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언급 없이 '지원단가 월 50에서 40만원'이라는 단 한 줄만이 기재돼 있다"며 "전국 600여명의 응급의학과 전공의에 대한 수련보조수당이 줄어들게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2016년도 응급의료기금 지출계획은 당초 2484억원으로 책정된 후 11월경 기획재정부 승인을 거쳐 2992억원으로 증액됐다. 올해 지출 총액은 오히려 작년 최종 기준보다 적은 2914억원으로 설정됐다.
무엇보다 작년 지출 증액 이전에도 연 37억원이 확보돼 있었고, 2003년부터 1인당 월 50만원으로 고정 지급됐던 수당을 물가상승률에 비례한 인상지급을 고려하기는커녕 어떠한 합리적 근거를 제시도 없이 삭감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추진 배경에 의문을 던졌다.
세부항목도 문제삼았다. 600명 전공의 개별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중형 닥터헬기 1대 도입예산으로 끌어다 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대전협은 "2017년도 응급의료기금 지출계획 세부항목을 들여다보니, 신종감염병 입원치료병상 확충유지 항목에서는 국군수도병원과 경찰병원에 신규로 음압유지병동을 만들기 위해 예산이 65.2% 증액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중형 닥터헬기 1대 도입 운영예산으로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삭감금액과 일치하는 7억원이 신규 증액 책정됐다. 특정 기구 또는 단체가 아닌 600여명 전공의 개별로 지원되는 금액을 삭감하는 것이기에 그 반발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거둬 시설에 대한 투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전협은 앞서 보건복지부가 '응급의학과 수련은 열악한 응급실 근무환경과 응급의료가 국내 의료체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응급의학과 전공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수당지급의 지속성을 강조해왔던 점을 언급하며, "그 어떠한 조율이나 통보조차 없이 하루아침에 수련보조수당을 삭감한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관기관의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 그리고 추경예산 편성 및 타 분야 예산투입 시기 조절 등을 통한 수련보조수당 원상 복구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