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원 내년부터 하루 단축 계획..."사전 합의 없었다" 반발에 취소
의대협 "진짜 문제는 높은 응시료, 실기시험 피드백도 필요" 요구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이 이틀간 치러지는 의사국시 필기시험을 내년부터 하루로 단축하려고 계획했으나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됐다"는 의대생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제82회 의사 국가고시 필기시험 일정이 2018년 1월 9일과 10일로 확정됐다. 국시원은 지난 12일 공식사이트에 이같은 일정을 발표했다.
17일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지난해부터 국시원의 시험일수 축소 시도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의대생들의 혼란이 우려돼 왔다. 실제로 5개 의대에서는 의학과 4학년의 국시대비 모의고사를 하루에 걸쳐 진행해 학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라며 "회원 혼란을 줄이기 위해 발빠르게 사전확인 작업에 착수한 결과, 내년도 의사국시를 종전대로 하루에 걸쳐 시행하겠다는 답변을 사전에 받았다"라고 밝혔다.
의대협에 따르면 국시원은 41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의사국시 1일 시행'에 대한 의견조회를 실시했다. 41개 의대 중 29개 대학(70.7%) 회신했는데, 1일 축소안에 대해 14개 대학(48.3%) 찬성, 15개 대학(51.7%) 반대를 표했으며, 이에 따라 82회 시험날짜를 정했다.
의대협은 "국시원이 시험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해 필기시험을 이틀간 치르도록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다만 82회 국시 요일이 평소와는 달리 화요일(9일), 수요일(10일)로 변화가 생긴 점에 대해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날짜 홍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의대협은 78∼80회간은 목요일과 금요일, 81회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시험이 치러졌다는 사례를 통해 시험 날짜가 바뀐 이유를 국시원에 질의할 예정이다.
김희진 의대협 대외협력국장은 "의대협은 회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국가고시와 관련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관련 사항들이 국가고시 시험 준비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중요한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응시료다. 의사 국가고시 응시료는 국시원에서 주최하는 어떤 보건 직종 시험보다 높으며, 의대생들은 원가에 비해 더 많은 응시료를 내고 있다"라며 "실기시험의 경우 62만원(지난 81회 의사 국가고시 기준)의 응시료를 필요로 하지만 명확한 채점기준과 점수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응시생들의 시험 피드백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형호 의대협 의장은 "국시원측에서 학생들에게 공고한 만큼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란다. 추후에 변경이 있을 시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도록 했으면 한다"라며 "행정적인 사항도 고려돼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의사 국가고시라는 큰 시험을 앞 둔 수험생들에게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