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사회, 인천지방법원 판결 부당함 강력하게 규탄
태아의 자궁 내 사망 사건과 관련 법원이 산부인과 의사에게게 금고형을 선고한 것에 대한 의료계의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상북도의사회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2017년 4월 17일, 인천지방법원이 태아의 자궁 내 사망 건에 대해 태아의 심박 수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담당 의사에게 금고 8개월을 선고한 사건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북의사회는 "태아가 자궁 내에서 사망하는 일은 임신의 전 기간에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힌 뒤 "이를 막기 위해 의사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는데, 태아의 심박수 모니터링도 그 중 하나일 뿐, 유일무이한 수단도 아니고 그것이 모든 태아의 자궁 내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법원은 출산 과정 중 1시간 30분 정도 태아의 심박 수 모니터링을 하지 않은 행위를 태아의 사망 원인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북의사회는 "대한민국에서 태아 심박 수 모니터링 없이 행해지고 있는 모든 가정 분만과 조산원 분만은 모두 불법이고, 이런 곳에서 산모를 도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범죄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태아 심박 수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 출산을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할 수 없다면, 이 상황이 포함된 분만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했을 때 태아 심박 수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하지 않은 의사에게 형사 처벌을 가하는 것은 명백하게 과중한 처벌"이라고 꼬집었다.
경북의사회는 "출산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하는 일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생길 수 있는 일인데, 이에 대해 의사에게 무조건적 책임을 지워 과중한 배상은 물론 거기에 더해 형사 처벌까지 한다면 어떤 의사가 산부인과를 전공하고, 어떤 의사가 분만을 맡으려 하겠는가"라며 분개했다.
이와 함께 "지난 10년 간 50% 이상의 분만 의료기관이 폐업을 했고 전국의 46개 지역에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는 우리의 현실은 대한민국 산부인과 의사의 현주소를 웅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북의사회는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의사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구축돼 있음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됐다"며 "구조적 저수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명감 하나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격려는커녕 이렇게 처벌 위주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는 크게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는 의사들에겐 좌절과 분노를, 국민들에겐 의사에 대한 불신과 불안만 심어주게 돼 우리 사회의 화합과 소통을 크게 해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과연 사회적으로 무슨 이득이 될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한탄했다.
따라서 "경북의사회 전 회원의 뜻을 모아 이번 판결의 부당함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향후 다시는 이런 판결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거듭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