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234건, 많게는 2000∼5000건 넘게 독감접종 이뤄져
"접종 건수로 보건소 실적 평가하는 방식은 반드시 개선" 지적
기형적으로 보건소에 몰리는 독감예방접종 사업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미 고질적으로 지적된 문제이나, 예방접종 건수가 보건소 실적으로 평가되는 현 제도에서는 과도한 환자쏠림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12일 '공중보건의사 업무의 적절성과 발전적 방향의 검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김철수 대공협회장은 근무지역과 기관 특성에 따른 예방접종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 평균 독감 예방주사 접종 건수는 234번. 섬 지역 등 거주인구가 적은 곳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700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근무기관에 따라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서는 하루 최대 2000∼5000건까지도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접종 첫째날과 둘째날은 어르신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줄을 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가까운 병·의원에 가면 되는 문제"라며 "그러나 보건소에서는 접종 건수가 성과로 이어진다. 이 점은 무조건 개선돼야 한다. 근처 병의원에 나눠주는 형태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도 많게는 하루 1300명이 주사를 맞으러 왔다. 예방접종을 하는 날이면 선생님들 몇 분이 더 와서 기계처럼 주사를 놓는다. 환자의 이상반응을 확인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환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같은 현상은 '몇 건의 예방접종을 했는지'가 공무원 실적으로 연관되기 때문. 현 체제에서는 많이 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도 향후에는 건수를 실적으로 연결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감은 가까운 병·의원에서 예방주사를 맞는 게 최선이다. 정확한 예진과 이상반응 여부가 관찰된 후 귀가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주변 병·의원에 아주 소량의 예방주사 물량을 배포한 후 동이 나면 더 주지 않고 보건소에 오도록 유도한다. 그래서 많게는 5000명까지도 몰리는 것"이라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