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사회 "예산 확보 없는 비급여 전면 급여화 반대"
전체이사회·임총 개최...비급여 비상회의 '투쟁' 예고
경상남도의사회는 10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 긴급 전 의사회원 투표를 실시,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5년간 추가로 필요한 30조 6000억 원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누적 흑자 적립금 21조 원의 50%인 10조 5000억원과 나머지 20조 1000억 원을 정부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의사회는 9일 긴급 임시 이사회를 연자리에서 "정부의 재정대책과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장성 강화는 병의원 경영에 큰 타격을 입히는 정책으로 많은 문제점이 예상된다"면서 "구체적인 예산확보 없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경남의사회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건강보험 법정지원액 68조 6000억 원 가운데 14조 7000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53조 9000억원을 지급하는 선에 그친 것을 보면 5년 동안 20조 10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면서 "결국 원가 이하의 수가로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실시할 것이고, 대량 삭감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기우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병·의원 건강보험 청구액 중 1조 4000억 원을 삭감하고 있다"고 밝힌 경남의사회는 "더 이상의 가혹한 의료계의 손실은 결국 일차의료를 포함한 의료계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남의사회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실시에 앞서 전문가와 필요한 구체적인 예산을 확보 방안을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에 대해서도 "회원 전체를 대변해야 한다는 발언에 책임을 지고 일주일 이내에 긴급 전회원 투표로 여론을 수렴한 후 대책을 강구하라"는 요구와 함께 "전체이사회를 조속히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주문했다.
의협 대의원회에도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 긴급히 현안을 타개할 수 있도록 비상체제로 돌입할 것을 촉구한 경남의사회는 "이상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회장 탄핵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 거치지 않아...의료전달체계 붕괴
충북의사회도 10일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은 강력하고 급진적인 정책임에도 공급자인 의료계의 사전 양해나 의견조차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면서 "면밀한 사회적 합의과정도 거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정책임에도 국가의 책임분담이 불확실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방만 운영에 대한 개혁안도 빠졌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적정부담도 결여한 채 공급자의 희생만을 전제한 일방적 정책"이라고 밝힌 충북의사회는 "로봇수술이 필수의료보다 우선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충북의사회는 "전면 급여화 정책이 현실화되면 가격장벽이 무너지고 의료소비 심리도 높아져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가속화돼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올바른 건강보험 거버넌스 구조부터 확립하고,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체계 구축을 위해 합리적인 개선책을 원점에서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비급여 비상회의' 정책 투쟁 예고
대한흉부외과의사회(회장 김승진)·대한평의사회(회장 이동욱)·대한산부인과의사회(총무이사 원영석)·전국의사총연합(상임대표 최대집)·대한일반과의사회(상임이사 양재호)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저지와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비상연석회의(비급여 비상회의)'를 결성,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보장성 강화 정책은 모든 의료행위를 국민건강보험의 틀 안에 강제적으로 묶어 의학적 원칙에 따른 진료와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힌 비급여 비상회의는 "이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실손보험을 운영하는 대기업 손해보험사"라면서 "수가의 현실화 없이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 하면 의사들의 생계와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진료의 질 저하와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치명적 위해를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급여 비상회의는 8월 26일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를 위한 의사 결의대회를 열어 정책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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