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걱정없는 나라 실현 가능" VS "유토피아적 발상"
핵심쟁점은 '30조 예산 확보'...16일 보건복지위서 격돌 예상
여당은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취약계층 본인부담상한제,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 정부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면 국민이 의료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유토피아적 발상이라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비급여 체계에 대해 칼을 빼 든 것은 최소한 국민이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에 필요한 재원 30조를 두고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건강보험 적립금 고갈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성급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정부가 법정지원액만 제대로 지원해줘도 건보료 인상 또는 고갈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며 정부의 밝힌 예산 확보 계획에 힘을 실었다.
말뿐만이 아니다. 여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문재인 케어 발표 이후 관련법 발의로 지원사격을 시작했다.
같은 날 같은 당 오제세 의원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앞선 지난 9일 역시 같은 당 권미혁 의원(보건복지위원)은 의료취약지 지역거점의료기관 지정 시 지역 내 종합병원 지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지역거점의료기관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나 야당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문재인 케어는 뚜렷한 예산 확보 방안도 없는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정책이며, 유토피아적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같은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제는 결국 국가의 재정"이라면서 "추계금액에 대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를 못 내놓고 있는데 대통령이 온갖 장밋빛 환상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당 회의에서 "재원 마련 방안이 빠진 대책이 5년 뒤 '건보료 폭탄'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문 대통령이 선심과 인심은 다 쓰고, 부담은 국민이 지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소액 질환은 정부가 다 도와주는 이런 식으로 자꾸 끌고 가면 재정만 고갈돼 실제 건강보험이 이루려고 하는 목적은 이루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의사 출신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최근 논평을 통해 "유토피아적 발상에 착안된 수습 불가능한 대책이다.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실은 무시한 채 국가의 역할이라는 대의제로 모든 것을 포장했다"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을 국민들이 납부한 건강보험료와 국가재정으로 충당한다는 단편적인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결국, 정부가 제시한 재정조달 계획은 건보재정을 파탄 나게 할 것이며 실현 가능하지도 않은 불가능 대책"이라며 "비급여 감축 목표까지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독려하다 보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의료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케어에 대한 여야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등에서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여야의 설전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보건복지부의 국회 업무보고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질병관리본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인데, 야당 의원들이 박능후 장관에게 문재인 케어에 대한 질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