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안 데려다 준다며 구급대원 폭행...합의도 안해
춘천지법, 집행유예 중 동종 범죄 저질러...징역형 엄벌
술에 취한 채 자신을 도와주려던 응급실 간호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차며 욕설을 하는 등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린 피고인에게 법원이 "엄벌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4월 14일 12시 58분경 교통사고로 B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술에 취한 상태인 A씨는 별다른 이유 없이 X-선 촬영과 옷 갈아입기를 도와주던 C간호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
B병원 의료진은 A씨가 폭력을 행사하며 소란을 피우자 응급진료를 받고 있던 응급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A씨는 새벽 1시 10분경 낙상 방지를 위해 보호조치를 하던 D간호사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고 욕설을 하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4월 17일에도 노상에서 술해 취한 채 아무런 이유 없이 F씨의 뺨을 주목으로 폭행하는가 하면 4월 22일 밤 1시 52분경 B병원 응급실 앞 주차장에서 자신을 이송한 후 복귀하려는 119구급대원 G씨에게 자신을 집에 데려다 줄 것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자 욕설과 함께 입술 부위를 머리로 들이받고 멱살을 잡는 폭행을 행사했다.
4월 23일에도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했다며 후배 G씨의 얼굴을 때리기도 했다.
누구든지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의료기관 등의 응급의료를 위한 의료용 시설·기재·의약품 또는 그 밖의 기물을 파괴·손상하거나 점거 행위를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016년 5월 19일 국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민주당 이학영 의원 대표발의)은 응급실 이외 진료공간에서 폭행 및 협박 행위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춘천지법 재판부는 "피고인은 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2016년 7월 21일 상해죄로 징역 4년, 집행유예 1년을, 공무집행 방해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동종의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공무집행방해와 응급의료행위의 방해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에 비추어 엄벌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면서 징역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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