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명으로 리베이트 근절' 주장에 "잘못된 접근"
의협 "감시·처벌보다 자율 개선 돕는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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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조현호 의무이사는 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주최한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 공개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 리베이트 정책이 규제보다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권익위는 '의료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권익위 문석구 사회제도개선과 과장은 ▲자율통제 시스템 강화 ▲CSO 부당행위 처벌근거 명확화 ▲특정 의료기기 처방·사용유도·권유행위 금지 근거 명확화 ▲국제학술대회 지원금 사용내역 공개 의무화 등 준비 중인 리베이트 개선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권익위 개선안이 지나치게 규제 위주라는 지적이다. 조현호 이사는 "리베이트 근절 취지에는 동의한다. 반칙이 없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리베이트라는 나무보다는 큰 흐름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바라본 현재의 리베이트 관행 개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예전의 리베이트가 10이었다면 요즘은 1도 되지 않는다"며 "리베이트 수수하는 사람 또한 예전이 10명이라면 지금은 2, 3명 이하로 떨어졌다. 앞으로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패널인 법무법인 김앤장 강한철 변호사도 규제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강한철 변호사는 "얼마전 굴지의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에서 천문학적 과징금을 냈다. 리베이트에 연루되면 제약사의 존폐가 흔들린다"며 "규제가 약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는 제약사가 법을 지키는 준법경영을 해봐야 어떤 이득도 얻을 수 없다"며 "제약사가 리베이트를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매출 손실을 정책적으로 보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분명처방'으로 리베이트 근절할 수 있다? "어림없는 소리"
토론회에서 대한약사회 강봉윤 정책위원장은 '성분명처방'을 통해 리베이트를 근절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지만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의 생각은 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보건복지부 박재우 사무관은 "성분명처방은 언급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리베이트는 구조와 시스템의 잘못이지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다. 대체하는 누군가는 도덕적이여서 괜찮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의사의 처방권을 약사가 나눠갖는다고 리베이트가 해결된다는 주장은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제네릭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범위 내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완전히 같은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다른 약으로 바꿨을 때 임상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현호 이사 또한 "제네릭 활성화 방안으로 저가약 대체조제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전체 처방의 0.1%에도 못미치며 실패했다"며 "효과가 동등하다고 하지만 실제 약을 써보면 다르다. 같은 약도 환자마다 효과가 다르다. 판단은 의사가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사가 처방한 것을 약사가 대체조제하는 것을 수긍할 환자는 드물다"며 "의약품 재고 문제는 의료계와 정부, 약계가 힘을 모아 개선해야 한다. 성분명 처방과 리베이트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