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포럼, 의료계 "만성질환 중심 졸속추진 안돼"
전면 급여화 환자쏠림 우려...정부 "의견수렴 지속"

김윤, 조비룡 서울의대 교수 등은 2일 NECA 주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체계 혁신 포럼'에서 일차의료 및 의료전단체계 개편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는 12명의 발제자와 토론자 등이 참여해 일차의료 및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의견을 밝혔다. 대부분 학계 전문가들은 일차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수가로 보상하되, 기본 진찰료 인상 외에 질 평가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하는 방식의 일차의료 개편 제안에 공감했다.
그러나 이날 플로어 질의를 통해 나타난 의료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가장 큰 불만은 정부와 학계가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문재인 케어를 조속히 추진하려고 하면서, 정작 당사자인 의료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차의료 개편의 논의가 만성질환 관리에만 집중된 것에 대해 우려도 컸다.

김춘배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는 "오늘 제안된 대안은 기존 만성질환 관리체계의 주축과 변한 것이 없다. 의료현장 중심으로 개편안을 고민해야 한다. 현 체계 하에서라면 수가를 10배 이상 인상하지 않으면 일차의료 정상화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 격차 등 일차의료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위별수가제 외에 지역을 배려하는 수가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별로 일차의료의 형태도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다"면서 "저수가 체제하에서 이 정도로 높은 수준의 만성질환 관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박수를 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차의료의 지역 격차가 매우 크다. 일차의료가 균형 발전이 안 되는 부분을 근거를 가지고 접근해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몇 번 포럼을 해서 수렴한 의견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면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과 의료계를 설득하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명성 의협 수석자문위원 겸 보험자문위원은 "개인적으로 20년 전 청구액이 이번 달 청구액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초 저수가'가 아니라는 이야긴가"라고 반문하면서 "빅5 병원 1일 외래환자가 1만명 수준이다. 그런데도 토요일에 외래 진료를 하고 있다.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급여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상급종합병원인데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통해 환자 부담을 줄이면 환자 쏠림 현상을 더욱 강화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차의료의사의 80%가 전문의인 상황에서 만성질환 관리 강화뿐만 아니라 각 전문과에 충실한 진료만으로도 유지가 되도록 일차의료를 '투 트랙'으로 개편해야 한다. 제대로 된 개편을 위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장은 일차의료 개선 협의체 논의 구조의 폐쇄성을 꼬집었다.
그는 "최근 일차의료 개선 협의체에서 비공개로 일부 의료계 인사들에게만 공개한 권고문에 대한 관심이 낮다. '그룹씽킹(group thinking)'의 폐해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라면서 "이런 포럼이 열리는 것을 각 전문과 개원의 단체에서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차의료 개편에 대해 병원계에서 반대하는 등 이견이 있는데, 정부는 의료계 내부에서 합의를 해오라고만 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차의료기관 간 수평적 환자의뢰·회송체계 마련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빅5 병원에서 환자의뢰·회송 시범사업을 이유로 개원가에 무차별적으로 팩스를 보내고 있다. 이런 수직적 환자의뢰·회송보다 일차의료기관 간 수평적 의뢰·회송을 제안한다. 일차의료의사도 나름대로 전문가이고, 수술이 꼭 필요한지 다른 일차의료 전문의에게 의뢰한 결과에 따라 수술을 하고 있다. 회복률도 좋아 사회 복귀도 빨리 시킨다"고 말했다.

제도 개편 과정에서 의료현장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해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원론적 견지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