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 "정부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 여전히 미흡" 지적
입원 후 퇴원한 환자 관리 안돼…대통령 직속 자살예방위원회의 설치 주장
정부가 23일 2022년까지 OECD 자살률 1위국이라는 오명을 탈피하겠다며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을 발표했지만, 자살 고위험군은 보험가입이 되지 않아 여전히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정부의 대책은 지역별 맞춤형으로 과학적 대책을 수립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연계하는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 확대 실시 및 40대 이상에 대한 국민건강검진 시 우울증 검진 확대, 그리고 의료기관에서 자살고위험군 선별을 지원하는 대책이 포함돼 있는 등 포괄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신경정신의학회는 "OECD 국가 중 자살사망률 1위를 13년째 유지하고 있고, 2016년 한해 1만 3092명의 안타까운 국민의 생명을 자살로 잃고 있는데 정부가 앞장서서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자살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동반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므로 자살에 대한 대책은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전방위적인 사회안전망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또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앞장서서 자살예방대책 마련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수립 이래 전례가 없는 일로 적극 지지하고 환영할 일"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10∼30대의 사망원인 1위인 자살을 예방하는데 있어 고위험군의 보험가입제한은 정신과 치료의 가장 큰 장벽이 돼 왔으나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응급실기반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 서비스기관이 50개로 확대되지만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본과 같이 수가화 해 병원의 보편적 사업으로 확대하고 사례관리자들의 고용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입원환자의 경우 퇴원 후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자살율은 일반인의 100배에 이른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병원기반 적극적 사례관리 등 대처가 부족한 부분은 시급히 논의돼야 할 과제이며, 또한 자살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인 알코올중독문제에 대한 대책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도 아쉽다"며 향후 국가행동계획에 포함되기를 희망했다.
학회는 "자살예방을 위해 정부의 강력한 대책추진을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자살예방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살예방법의 개정과 정책 실현을 위한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단체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