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질환 노인 '전문성' 갖춘 동네의원 '선호'

만성 질환 노인 '전문성' 갖춘 동네의원 '선호'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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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 '고령 소비자 권익 강화 방안 연구' 분석
노인 특성 잘 아는 노인과 전문의·노인진료 전문병원 제안

한국소비자원이 고령사회를 맞아 노인환자의 특성을 잘 아는 노인과 전문의와 노인진료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pixabay]
한국소비자원이 고령사회를 맞아 노인환자의 특성을 잘 아는 노인과 전문의와 노인진료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pixabay]

노인 환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기준은 '의사(진료)의 전문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암을 제외한 만성질환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동네의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김재영 책임연구원·지광석 법제연구팀장)은 최근 '고령 소비자 권익 강화 방안 연구Ⅱ(의료)'를 수행하면서 만 65세 이상 표본 노인 300명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 및 문제점'에 관한 면접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암을 제외하고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74.3%가 '예'라고 응답, 10명 중 7명 이상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니오'는 25.7%였다.

만성 질환의 종류는 고혈압이 66.4%로 가장 많았고, 당뇨병(41.3%)·심장질환(12.1%)·관절염(11.2%)·천식(4.9%)·뇌혈관질환(4.0%)·고지혈증(4.0%)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병원 선택 기준, 의사·병원 '전문성'

노인이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문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장비 및 의료기기의 최신성, 거리(접근성)도 병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노인이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문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장비 및 의료기기의 최신성, 거리(접근성)도 병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을 조사한 결과, 가장 높은 응답은 '의사의 전문성'(47.0%)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다음은 고령자에 대한 병원의 전문성(16.7%), 진단 장비 및 의료기기의 최신성(14.0%), 병원과의 거리(13.0%) 등을 꼽았다. 의사 및 직원의 친절도(8.7%)와 진료비(0.7%)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종합병원 이용 후 동네의원으로 옮길 의향
종합병원 이용 후 동네의원으로 옮길 의향

종합병원에서 급성기 치료를 받은 후 동네의원으로 옮길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70.3%로 나타났다. 반면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29.7%로 응답자 10명 가운데 3명은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종합병원에서 계속 치료받기를 고수했다.

동네의원으로 옮기고 싶지 않은 이유는 '큰 병원이 전문적일 것 같아서'가 66.3%로 가장 많았고, 시설·장비가 없어서(22.5%), 협진이 불가능해서(10.1%) 등을 들었다.

동네의원으로 옮기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암을 제외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223명) 대상 설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만성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동네의원으로 옮길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그렇다'는 응답은 61.4%, '아니다'는 38.6%로 응답했다.

같은 진료에 대해 종합병원과 동네의원 간 가격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모른다'는 응답이 29.6%(안다 70.4%)에 달해 10명 중 3명은 가격에 대해 별다른 인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급성기 치료가 끝났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시설·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 대형 종합병원이 전문성이 높다는 인식에다 가격에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성질환 노인 10명 중 6명 동네의원 방문

만성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
만성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300명) 가운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223명)이 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곳은 동네의원급이 63.7%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종합병원 16.6%, 상급종합병원 9.0%, 병원급 6.7%, 보건소 4.0%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의료기관을 어느 정도 이용하는지 의료기관 종별로 조사한 결과, 동네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월 1∼2회가 51.3%로 가장 높았고, 연 1∼2회(32.7%), 주 1∼2회(10.7%),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5.3%) 등으로 파악됐다.

병원급(30병상 이상)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7%로 가장 높았으며, 연 1∼2회(23.7%), 월 1∼2회(6.7%)로 답했다. 

종합병원급(100병상 이상)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3.3%로 가장 높았으며, 연 1∼2회(17.7%), 월 1∼2회(9.0%)로 조사됐다.

상급종합병원(300병상 이상)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83.3%로 가장 높았으며, 연 1∼2회(12.3%), 월 1∼2회(4.3%) 순으로 응답했다.

보건소의 경우에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가 46.3%로 가장 높았고, 연 1∼2회(44.0%), 월 1∼2회(8.0%), 주 1∼2회(1.7%) 순으로 파악됐다.

 

주 진료과...내과·재활의학과

최근 1년간 주로 이용한 진료과(노인 300명 대상 조사)
최근 1년간 주로 이용한 진료과(노인 300명 대상 조사)

최근 1년 동안 주로 내원하는 진료과(1∼3순위 합계)를 조사한 결과, 내과가 9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재활의학과(24.3%), 한방(23.0%), 치과(17.3%), 안과(16.7%), 외과(14.3%), 이비인후과(14.0%), 가정의학과(8.7%) 등으로 응답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을 조사한 결과, 공통적 불만 사항으로 대기시간이 길다는 점을 꼽았으며, 보건소나 의원급의 경우에는 시설·장비와 처치 불만족 문제를 제기했다. 병원·종합병원은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기시간이 길었다'가 39.7%로 가장 높았으며, 치료에 필요한 시설 또는 장비가 없었다(27.7%), 처치가 만족스럽지 않았다(10.3%), 설명이 부족했다(6.7%)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이내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5.3%였다.

병원급을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대기시간이 길었다(17.0%), 너무 멀었다(5.3%), 설명이 부족했다(1.7%),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했다(1.7%) 등이었으며, 최근 1년 이내에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69.7%였다. 

종합병원급(100병상 이상)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은 대기시간이 길었다(16.0%), 너무 멀었다(9.3%), 예약하기 힘들었다(2.7%)를 꼽았다. 최근 1년 이내에 병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69.3%였다.

보건소의 경우에는 치료에 필요한 시설 또는 장비가 없었다(28.0%), 대기시간이 길었다(9.7%), 너무 멀었다(7.7%), 처치가 만족스럽지 않았다(3.0%)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1년 이내에 보건소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46.0%였다.

 

'진료비' 보다 '약제비' 더 많이 지출

한 달 평균 진료비와 약제비를 비교한 결과 약제비가 더 높았다. 학계에서는 의약분업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약제비에 약국관리료·조제기본료·복약지도료·조제료·의약품관리료 등 다섯 가지 항목의 기술료를 더 지급한데다 의약품 가격인하 요인이 없는 실거래가상환제도를 시행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빚어진 결과다.
한 달 평균 진료비와 약제비를 비교한 결과 약제비가 더 높았다. 학계에서는 의약분업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약제비에 약국관리료·조제기본료·복약지도료·조제료·의약품관리료 등 다섯 가지 항목의 기술료를 더 지급한데다 의약품 가격인하 요인이 없는 실거래가상환제도를 시행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빚어진 결과다.

한 달 평균 지출하는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 1∼2만 원 미만이 35.3%로 가장 높았고, 2∼5만 원(30.3%), 1만 원 미만(20.7%), 5만 원 이상(13.7%)로 파악됐다. 한 달에 지출하는 평균 진료비는 2만 8264원으로 분석됐다.

한 달 평균 지출하는 약제비를 조사한 결과, 2∼5만 원이 41.3%로 가장 높았고, 1∼2만 원(32.0%), 5만 원 이상(17.0%), 1만 원 미만(9.7%) 순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지출하는 평균 약제비는 3만 188원으로 분석돼 진료비보다 약제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서비스 만족도 '동네의원' 가장 높아

의료기관 종별 의료서비스 만족도. 비율로는 동네의원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5점 척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가장 높았다.
의료기관 종별 의료서비스 만족도. 비율로는 동네의원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5점 척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가장 높았다.

고령 소비자를 대상으로 의료기관 종별 의료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동네의원이 83.7%로 가장 높았으며, 상급종합병원(77.0%), 종합병원(70.3%), 병원(58.7%) 순으로 답했다. 보건소는 46.0%로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불만족 비율 역시 보건소가 5.3%로 가장 높았다.

5점 만점 환산 평균 점수는 상급종합병원이 4.02로 가장 높았고, 동네의원(3.91), 종합병원(3.87), 병원(3.66), 보건소(3.43) 순으로 나타났다.

 

노인 특성 아는 노인과 전문의·노인진료 전문병원 원해

노인환자 전문병원이 생긴다면 이용할 의향
노인환자 전문병원이 생긴다면 이용할 의향

소비자원 연구진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고령 의료소비자는 동네의원을 선호하면서 동시에 전문적일 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의료서비스는 동네의원·보건소를 포함하는 1차 의료기관의 고령자에 대한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노인의 특성을 잘 아는 노인과 전문의와 노인과 전문병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구진은 노인환자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전문병원이 생긴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75%(255명)가 '예'라고 답한 점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 응답자(225명)를 대상으로 노인과 전문병원을 이용하려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노인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할 것 같아서(49.8%), 노인환자의 특성을 잘 알 것 같아서(40.4%), 노인의 편의를 고려할 것 같아서(9.8%) 등으로 답했다.

노인환자가 전문병원을 이용하려는 이유
노인환자가 전문병원을 이용하려는 이유

"노인환자 대상 병원의 특화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94.3%(매우 필요 49.0%, 필요 45.3%)로 응답자의 대다수가 노인환자 대상 병원의 특화, 즉 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한 연구진은 "이는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의 전문성 확보, 즉 노인과 전문의 또는 노인과 전문병원의 필요성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의료서비스와 관련한 요소들에 대한 중요성을 조사한 결과, '의료진들의 전문성'·'의료기기의 최신성'·'접근성' 등으로 꼽았고, 5점 환산 평균 점수는 '의료진들의 전문성' 항목이 4.78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고령 의료 소비자들은 의료진의 전문성과 함께 최신의 의료기기를 갖춘 노인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러한 병원들은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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