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앞에 선 환자 곁 지킬 수 있도록"

"삶과 죽음 앞에 선 환자 곁 지킬 수 있도록"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4.06 17: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단감염 사태 희생양 찾기 보다 근본적 의료시스템 개선해야"
광주광역시의사회 "유감·사과·소통하지 않으면 불신 더 조장"

3월 13일 열린 제32차 광주광역시의사회 정기대의원 총회. 이날 총회에서 당선된 양동호 신임 광주시의사회장과 이광열 신임 대의원회 의장은 3월 29일 취임식을 열고 광주시의사회 회무를 이끌고 있다. ⓒ의협신문
3월 13일 열린 제32차 광주광역시의사회 정기대의원 총회. 이날 총회에서 당선된 양동호 신임 광주시의사회장과 이광열 신임 대의원회 의장은 3월 29일 취임식을 열고 광주시의사회 회무를 이끌고 있다. ⓒ의협신문

광주광역시의사회는 이대목동병원 사건과 관련 "무거운 마음으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입장을 6일 밝혔다.

의료진 구속 결정에 대해서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힌 광주시의사회는 "책임자 처벌이라는 국민의 법 감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조금 더 차분한 시선으로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 보길 바란다"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광주시의사회는 "이 사건의 해결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신생아 집단사망의 문제를 야기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결국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그로 인해 발생할 책임에서 의사뿐만 아니라 정부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의료현장에서의 환자의 죽음에 대해, 의사는 어떤 변명으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힌 광주시의사회는 "해당 병원과 의료인이 즉각적인 유감과 사과를 표하고, 환자의 유족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신을 더 조장하거나 불신이 씨앗이 되는 다른 사건이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시의사회는 "경찰과 검찰은 제약회사의 제조와 도매상의 판매·유통 과정에서의 변질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무시하고, 감염의 책임을 수액을 투약한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와 지도 관리의 책임이 있는 전공의와 지도교수로 한정했다"면서 "사법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책임이 있는 제조·유통 시스템보다는 책임을 질 개인과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남는다"고 짚었다.

"지도 관리 책임은 관례대로 기관이나 단체의 장이 져야 함에도 비난을 의사에게만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한 광주시의사회는 "판매유통을 지도 감독하는 식약처장이나, 이대 목동병원장은 이 사태의 책임에서 비켜나 있다"면서 "문제가 있는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중간책임자만 꼬리 자르기를 한다면 애초의 문제는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주시의사회는 "책임만 강요하고, 선의를 죄로 치부하는 상황에서 어떤 의사가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겠냐"고 반문한 뒤 "모든 책임을 의료진에게 전가하는 정부와 여론의 태도는 이번 사태를 예방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퇴원을 허락한 의사에게 살인죄로 기소해 의료진과 환자 가족 사이에 극심한 혼란을 준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을 예로 든 광주시의사회는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국민의 생명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의사들은 큰 혼란과 실망에 젖어 있다"면서 "의사들은 촌각을 다투는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을 진료하고, 일말의 호전 가능성만 있다면 수 시간의 처치나 수술을 시도하길 당연시 해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젊은 의사나 의대생들이 의사로서의 희생과 보람을 범죄로 생각해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기피하고, 죽음에 임박한 환자를 진료할 의사가 사라지지 않을까 두려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의사회는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여러분 옆을 항상 지키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의사"라면서 "여론을 조장해 쉽게 희생양을 찾으려하기보다 이번 사건의 이면을 꼼꼼히 살펴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