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명 교수, "이성 간 보다 동성·양성 간 성접촉 감염률 높아"
18세 이상 전국 21개 병원 HIV 감염인 1474명 대상 감염경로 분석
국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의 주요 경로가 이성 간 성접촉 보다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준명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은 국내 HIV 감염의 감염 경로 분석 결과를 13일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대한화학요법학회·대한감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김준명 교수 연구팀은 200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한국 HIV/AIDS 코호트'에 등록된 18세 이상 전국 21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HIV 감염인 1474명을 대상으로 감염경로를 분석했다. 1474명 중 남성은 1377명이었고, 여성은 97명으로 평균 연령은 41.4세였다.
조사결과, 전체 HIV 감염인의 감염 경로는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885명(60.0%)이었으며, 이성 간 성접촉이 508명(34.6%)이었고, 혈액 및 혈액제제에 의한 감염과 마약주사 공동사용에 의한 감염은 매우 적었다.
연령군에 따른 감염 경로를 보면 젊은 연령군으로 갈수록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 비율이 증가했으며, 특히 18∼29세의 젊은 연령군에서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은 71.5%로 나타났다.
18∼29세의 젊은 연령군을 좀 더 세분화했을 때 연령이 젊을수록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크게 증가했으며, 놀랍게도 18∼19세의 10대에서는 92.9%가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해 감염됐다.
그 간 국내 HIV 감염의 주된 감염 경로가 이성 간 성접촉인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임이 밝혀졌다.
김준명 교수는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이 주된 감염 경로로서 밝혀진 연구"라며 "연령이 젊을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하고, 특히 10대와 20대의 경우 대부분이 동성 및 양성 간 성접촉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예방 및 관리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