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이야기
-친구 대순에게
지난 송년회 때 들은 친구의 귀농일기는
평범한 잎사귀로 향긋한 뿌리를 키우는
냉이 이야기
태생이 잡초라 잘 자라는 편이지만
냉이를 괴롭히는 진짜 잡초가 있다는 이야기
같은 잡초라 제초제를 뿌릴 수 없어
일일이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
횡으로 이어진 잡초의 스크럼을 이겨내고
흰색 테이프를 감은 친구의 엄지손가락 이야기
반년이 지난 후 결혼식 하객으로 만나 다시 들은
잡초에게는 정을 주는 게 아니었다는 쌉쌀한 이야기
서울 강서·연세이비인후과의원/<문학청춘> 신인상 등단(2011)/한국의사시인회·문학의학학회 이사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