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이어 대웅제약·CJ헬스케어·제일약품·유한양행 등 허가 획득
의료계 "처방 유연성 제한, 임팩트 없다"...복합제 비관적 시선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조절하는 복합제가 잇따라 허가를 획득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처방 옵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찍혀 있다. 당뇨+이상지질혈증 복합제의 시장성에 대한 의료계의 시선은 비관적이다.
26일 제약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허가받아 11월 출시한 LG화학의 '제미로우'에 이어 최근 대웅제약·CJ헬스케어·제일약품·유한양행 등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의 허가를 획득했다.
제미로우는 LG화학의 블록버스터 당뇨 치료제인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그립틴)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합친 제품이다. 제미글로와 제미메트(제미그립틴+메트포르민)에서 이룬 성공을 이어가겠다는 기대감이 드러난 선도적 출시였다.
이후 대웅제약·CJ헬스케어·제일약품 등이 이상지지혈증 치료 성분 아토르바스타틴과 당뇨병 치료 성분 메트포르민을 합친 제품으로 허가를 획득했고 유한양행은 로수바스타틴과 메트포르민을 합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만성질환 관련 학회가 공동 제작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을 동시에 관리해야 환자는 70만 명을 상회한다.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게 각 제약사의 목표로 볼 수 있다.
반면 의료계의 반응은 차갑다.
A 내분비내과 교수는 "복합제가 편의성을 높인다고 하지만 처방에 있어 유연성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다"며 "처방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포인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제미로우의 경우 유비스트 기준으로 올해 4월까지 6개월간 7500만 원가량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문제는 월별 처방액이 올해 들어서도 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1월 1565만 원에서 2월 1323만 원, 3월 1577만 원, 4월 1598만 원을 기록하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A 교수는 당뇨병의 특성 탓에 복합제 처방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당뇨의 경우 한 가지 성분으로 조절하기 쉽지 않다. 한가지 성분을 정해놓고 다른 성분의 당뇨치료제를 가감하는 것은 처방에 제한적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물론 의사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B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은 각 질환의 치료성분을 둘 이상 복합하는 것이 최근 경향"이라며 "각 한가지 성분을 합친 복합제는 결국 또 다른 성분 치료제를 처방해야 할 수도 있다. 처방 유연성만 제한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제약계 관계자는 "각 제약사가 큰 투자가 필요치 않다는 이점으로 일단 당뇨와 이상지질혈증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옵션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