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26일 온라인 생방송 토론...집단행동 공통된 생각
7월 중 전국 순회홍보단 구성...지역 시군구 의사회 방문
문재인 케어 저지 및 수가의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의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집단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의협 집행부와 일선 의사회원의 공통된 생각임이 확인됐다.
26일 오후 8시 의협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토론회 온라인 생방송 및 회원 의견수렴'에서는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온라인 토론에는 의협 집행부 20여 명과 유튜브·페이스북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접속한 330여 명의 회원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온라인 토론회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대규모 집단투쟁에 의견을 같이했다. 단, 집단행동을 위해서는 민초 의사들이 불합리한 문재인 케어와 왜곡된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조직화해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달렸다.
온라인 생방송 토론회에서 김병석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사 집단행동' 관련 주제발표를 통해 의료계 집단행동의 시기와 방식, 그리고 세계 각 의사회 조직의 단체행동 사례를 소개했다.
김 의장은 "의사의 집단행동·단체행동에 대해 사회 일각의 부정적인 인식과 시각도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부당한 의료정책이나 건강보험정책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기 위한 적극적 방법의 하나로, 의사들이 파업 등 집단행동을 전개한 사례는 외국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면서 총 15개국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 사례 중 영국·독일·일본·프랑스·스페인·이스라엘·그리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김 의장은 "영국은 과거부터 여러 차례 집단행동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수련의 근로시간 확대에 반발한 파업을 꼽을 수 있다"며 "보건부가 표준근로시간 확대 등 수련의에게 불리한 근로 기준 변경안을 제시하며 근로계약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이에 반발해 총파업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수련의 4만 5000여 명이 총 4차례 파업에 참여했고, 파업 투쟁 끝에 근로 기준 개선안을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지난 2006년 여러 차례에 걸쳐저임금 및 근무조건 개선을 위한 파업을 전개했다"고 밝힌 김 의장은 "임금 인상 없이 주당 근무시간을 38.5시간에서 42시간으로 늘린다는 정부 발표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면서 "결과적으로 급여인상과 근무시간 조정이 타결됐다"고 말했다.
집단행동 사례가 현재 우리의 상황과 매우 흡사한 일본의 경우도 소개했다. 김 의장은 "지난 1961년 국민개보험이 실시됨에 따라 일본의 모든 의사가 개보험 체제 내에서 의업을 하게 됐는데, 일본의사회는 개보험체제의 전제 요건으로 진료보수 단가 30% 인상과 제한진료 철폐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수가 10% 인상을 결정하자 이에 반대한 일본의사회는 전국 일제 휴진 및 보험의 총사퇴를 추진했다"며 "파업의 결과로 진료보수가 7월 12.5%, 9월 2.3%, 2회에 걸쳐 14.8% 인상됐고, 제한 진료를 완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프랑스는 제3자 지불제도 반대와 기본진찰료 인상 요구로 파업을 벌였고, 스페인은 의료민영화에 반대하며 주 4일간 5주 동안 파업한 사례도 소개했다.
이스라엘의 경우 임금 동결안에 반발한 의사들이 모든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거부하고 200일이 넘게 파업을 감행했으며, 그리스는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인력 감축·임금 삭감·연장근로 반대를 위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세계의사회(WMA)에서도 의사들의 단체 행동에 대해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윤리적 의무를 준수하는 선에서의 단체활동을 권고했다"면서 "우리나라도 현재 지난 2000년 잘못된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 휴진을 강행한 적이 있고, 2014년 의사 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 반대를 위한 집단 휴진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잘못된 의료정책이나 의료종사자들에 대한 부당한 정책·제도를 강행할 때 그것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은 합법적 범위 내에서라면 얼마든지 정당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힌 김 의장은 "여러 외국 사례들로 볼 때 집단행동의 성과가 분명히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찬성 및 반대 토론에서는 집단행동은 최후의 수단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직접 캐나다에서 레지던트로 유학할 때의 경험을 얘기하면서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준법 투쟁을 비롯해 최소한의 필수진료(응급실·중환자실·암 환자 진료 등)를 제외하고는 강력한 투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의약분업 당시 파업을 했을 때 의료기관의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논문도 나왔다"며 "한국 의사들은 위험방지를 위한 장치를 만들어 놓고 상당히 인간적인 투쟁을 했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문케어에서는 진료비가 걱정 없는 보장성 강화를 얘기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좋을지 모르지만 국가는 비용 때문에 망할 것"이라며 "이벤트식의 정책을 하지 말고 중장기 로드맵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의료계의 주장이 반영되지 않으면 다양한 방식의 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협 특임이사는 "의사도 노동자인데, 국가의 통제가 너무 심하다 보니 환자를 진료하면서 경제적·사회적인 스트레스 심하다"며 "자유와 진리를 얻기 위해서는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성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선 충청북도의사회 회원은 화상을 통해 "의료계의 주장을 밥그릇 싸움으로 오도한다면 휴진 같은 집단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다만, 대규모 투쟁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집단행동을 위한 반 모임 조직을 만들고, 의식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재명 전라남도의사회 회원도 "최근 의협의 문재인 케어 반대 대규모 궐기대회가 열렸지만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며 "의료를 멈춰서라도 의료를 살릴 수 있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학과 전공의의 참여를 늘려야 하고, 의정 대화에서 정부의 테도에 변화 변화가 있는지 잘 살피는 것은 물론 국민의 여론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협 제40대 집행부는 소위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을 필수의료의 점진적·단계적 급여화로의 정책 변경을 촉구하는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협상과 강력한 대정부 투쟁 병행 노선'을 기본 행동 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평일 반일 전국의사 연수강좌 개최로 대정부 투쟁 의지 강화 ▲토요일 하루 전국적인 휴진과 전국의사 연수강좌 개최 ▲평일 하루 전국 휴진과 전국의사 연수강좌 개최 등을 통해 집단행동의 기간과 정도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서는 의료계 전 직역·개원의·봉직의·교수·전공의 등 집단행동의 투쟁 동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 의사들의 집단행동 동력을 최대한 끌어 놀릴 수 있도록 회원들께서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7월 중순부터 16개 시도의사회를 20여 명의 전국순회홍보단을 꾸려서 활동할 계획도 밝혔다. 홍보단은 시군구의사회, 반 모임, 그리고 병원·학회 등 특별분회를 총 망라해 발로 뛰면서 의료계의 집단행동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최 회장은 "온라인 토론회는 앞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고, 집행부가 직접 전국을 누비면서 집단행동 역량을 최고조로 만들면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고, 3년 이내에 원가 수준의 수가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파업이 불가한 이유중에 제일 큰 이유는요. 생계 활동이 중단되는 것이에요. 일시적 생계 중단이 아니라 파업하면 병원 문 닫을 각오해야해서 파업이 큰 부담이 됩니다. 이스라엘처럼 217일간 파업하면 가정이 파탄나고 가족이 해체됩니다. 자신은 신용불량자가 되고요', '파업은 최대한 많은 직역과 회원이 동참하여... 응집된힘을 한순간보여주고얻을것을 얻어야만 합니다', '2000년 휴진 투쟁의 주력이 당시 전공의들이고 이들이 자금 40대 후반∼50대 초반 시군구회장급이지요. 이들의 투쟁경험을 살려주세요'라는 회원들의 의견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