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전문학회 의견조회 결과 "적십자 주장 잘못됐다"
의협 "국민 건강에 한 치 위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대한적십자사의 혈액백 논란에 대해 정부 감독기관과 관계부처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적십자는 혈액관리라는 국민 건강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이라며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 건강에 한 치의 위해도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십자의 혈액백 논란은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입찰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적십자가 국제 표준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이 아닌 자의적 포도당 농도 기준을 통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GC녹십자의 혈액백이 입찰 되도록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혈액백 내 포도당은 증기멸균 과정에서 일부 과당으로 변성된다. 국제 기준으로 볼 수 있는 미국 약전(USP)과 식약처는 과당까지 포함한 포도당 수치를 농도로 보는 반면 적십자는 과당을 제외한 포도당 수치만을 인정한 것.
적십자는 논란이 일자 과당을 제외한 포도당 수치 기준도 국제 표준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의협은 관련 전문학회인 대한수혈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의견을 조회했다.
두 전문학회 또한 식약처와 마찬가지로 포도당과 과당을 모두 합한 총량으로 포도당 함량 기준을 삼아야 한다고 회신했다. 적십자의 주장과 상충하는 답변이다.
의협은 "수십년간 혈액백을 납품해온 GC녹십자는 적십자의 자의적인 기준에 맞추기 위해 포도당을 5.5% 과량 투입해 혈액백을 제조해 왔다"며 "비록 포도당 과량 투입이 직접적으로 수혈환자의 건강에 어떤 위해를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더라도 혈액백 내 세균 증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라고 밝혔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의협은 국민 건강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전문가의 입장을 표명한다는 원칙 아래 이번 적십자 혈액백 논란에 입장을 표명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논란에 대한 의학적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