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폭행 '예고된 참사' 대책 마련 왜 안 했나"

"의료인 폭행 '예고된 참사' 대책 마련 왜 안 했나"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5 21:1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보건복지부 질타...처벌 강화법 외 '안정보장 시스템' 마련 주문
원격의료·문케어·발사르탄·건정심 구조 개선·사무장병원 근절 등 '도마 위'

2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20대 후반기 국회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업무보고를 받은 보건복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졌다. ⓒ의협신문
2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20대 후반기 국회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 업무보고를 받은 보건복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졌다. ⓒ의협신문 김선경

익산 종합병원의 의사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의료인 폭행 방지 대책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를 위한 의료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과 별도로 보건복지부가 의사와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의료인 폭행 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이외에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원격의료 추진 발언, 문재인 케어 관련 건보재정 안정적 확보, 발암 물질 함유된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 개선 등도 보건복지위원들의 관심사였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의협신문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먼저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의료인 폭행 사건 재발에도 불구하고 방지 대책 마련하지 않은 것은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익산 종합병원 폭행 가해자가 피해자인 의사에게) 감옥에 갔다 와서 죽여버리겠다고 했다"고 상기시키고 "최근 5년 새 응급실 폭행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언론에 잘 노출이 되지 않아서 그렇지 의료현장에서의 폭행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고된 참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보건복지부가 응급실 등에서의 의료인 폭행 급증 실태를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고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인데, 법 개정만으로 안 된다. 환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의사 폭행에 대한 안전보장 시스템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의료영리화 단초 원격의료 허용 경계" vs "원격의료 허용 시급"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의협신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의협신문 김선경

최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으로 의료계를 긴장시켰던 원격의료 쟁점에 대해서 여야 의원의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에서는 원격의료를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허용을 경계했고, 야당에서는 의료접근성 확대를 위한 원격의료 도입이 시급하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박능후 장관이 원격의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원격의료 추진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세 개 허들로 대한의사협회와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을 꼽았더라"면서 박 장관 발언의 진의를 따졌다.

기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원격의료를 가열차게 추진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정부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의 큰 변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 단계에서 원격의료의 근본을 흔들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 기조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박 장관도 인사청문회 당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당시 의료영리화의 단초라면서 일부 격오지 등 제한된 범위에서만 시범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정부의 원격의료에 대한 기조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있는데 정작 사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말이었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현행 의료법상 허용되는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통해 의료인 협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원격의료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그러나 기 의원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즉 비대면 진료에 대한 안전성 문제는 여전하다. 원격의료 허용이 결국 재벌 대기업 배 불리기에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와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대형병원 환자 쏠림 심화 등에 대한 의료계의 위기감도 크다"면서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좀 더 진지하게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의 원격의료에 대한 견해는 기 의원과 반대였다. 윤 의원은 박 장관의 원격의료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것 같다. 격오지 등에 원격의료 도입이 절실하다. 원격의료 도입하겠다는 취지로 봐도 뇌나"라고 물었다.

박 장관이 의료인 간 원격의료 활성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답하자 "의료계가 여전히 오진 우려를 들어 고혈압, 당뇨 환자 등에 대한 원격의료를 반대하고 있다. 방문간호지역에서 간호사 입회하에 원격의료를 하는 것도 수용되지 않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 등은 IT를 접목한 원격의료를 추진하고 있다.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알지만 중심을 잡고 관계자를 설득해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

문재인 케어 과연 지속 가능한가...재정확보 방안 '부실' 지적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문재인 케어 추진을 위한 건보재정 확보 방안이 부실하다고 주장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케어가 과연 지속 가능한 정책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2020년이면 건보재정 누적 흑자가 거의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2020년까지 30조 6000억원을 투입해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겠다는) 문케어 재정 추계를 어떻게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건보재정 법정지원금 14%로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지난 5년간 법정지원금 지원율이 9.7%에 불과했다. 누적 미지급금이 2조 5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정부는 법정지원금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문케어 추진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만 전가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도 문케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2019년도 건강보험요율을 3.49% 인상하기로 했다. 국고보조금은 줄이면서 국민 부담만 늘려 문케어를 추진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그런 지적에 동의한다. 4년간 평균 3.2%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분 외에 나머지는 국고로 지원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이런 계획에 상당 부분 동의하고 있다. (국고지원 상황이) 점차 바뀌어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발사르탄 사태 대처 "미흡했다"↔"비교적 잘했다" 평가 엇갈려
발암 물질 함유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리콜' 사태도 보건복지위원회 도마 위에 올랐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대응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기 의원은 "발사르탄 사태에 식약처가 비교적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약품 원료에 불순물이 포함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료 관리를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불순물 함량, 인체 영향 등에 대해 신속하게 조사해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국민 불편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의협신문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의 판단은 달랐다. 김 의원은 "발사르탄 사태에 식약처가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콜 결정을 하기 전에 고혈압 환자들이 취해야 할 행동요령 등 혼란을 막을 대책을 먼저 마련했어야 한다. 미국은 그렇게 했다"면서 "결국 환자들만 우왕좌왕하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현재 발사르탄 제제 복용 환자의 재처방률이 85% 수준에 불과해 나머지 15%에 대해서는 재처방 관련 연락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보건복지부를 질타했다. 나아가 같은 성분으로 100개 이상 다른 제네릭 제제를 생산하고 급여하는 것이 건강보험 재정 관리상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건정심 위원 구성 개선, 사무장병원 발본색원"
이외에도 건정심 위원 중 공익위원 구성 개선과 사무장병원 근절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건정심 위원 구성이 비합리적이어서 바꿔야 한다"면서 "건정심 위원 비율이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 각 8명씩으로 구성돼 있는데, 공익위원이 사실상 정부 측 인사여서 정부의 입장대로 결정되는 구조"라면서 "건보 보장성 강화 시점에서 정부 입맛대로 건정심을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익위원이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도록 깊이 있게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근절, 부당이득금 환수율 제고 등을 주문했다.

박능후 장관은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해 근절하겠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