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 한림의대 교수팀, 대사증후군 없던 소아청소년 1309명 7년 추적 관찰
추적 관찰 대상 30% 7년 내 대사증후군 발병…국가정책수립 주요 지표 마련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국가 비만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은 2008년 11.2%에서 2017년 17.3%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정일수록 고도비만율이 높게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성인기의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동맥경화·지방간 등 심혈관계질환 및 대사성질환의 발병을 높인다.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의 요소들이 두 세 개 이상 겹친 상태인 소위 대사증후군 유사 상태는 추후 성인이 되어서 뿐만아니라 청소년기부터 발견된다.
소아청소년 비만 및 이와 관련된 각종 대사합병증 발생과 관련된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들은 해외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국내에서는 소아청소년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한 연구 자체가 없었기에, 국내 소아청소년만을 위한 대사합병증 예방 및 대책을 세우기 어려웠다.
박경희 한림의대 교수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책임저자: 박경희 1저자: 서영균)은 서울·경기서남부 지역 소아청소년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들을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하고 대사증후군 유사상태의 발생 관련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서울·경기서남부 지역 소아청소년 코호트 모집단에서 대사증후군이 없던 6∼15세 소아청소년 1309명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건강·영양상태 등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추적 기간 중 31.3%(410명)에 달하는 소아청소년에서 대사증후군이 발병했다.
연구팀이 대사증후군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소아일 때 이미 과체중 이상으로 비만인 경우 ▲부모가 심혈관질환 병력을 갖고 있는 경우 ▲평소 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경우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이미 과체중 혹은 비만이었던 소아는 정상 체중이었던 소아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이 3.83배 높았다. 또 부모가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1.28배 증가했다.
수면시간도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 중 하나였다. 하루 평균 8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하는 소아청소년은 9시간 이상 잠을 자는 소아청소년에 비해 심혈관질환 포함 대사증후군 위험이 1.93배 증가했다.
반면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성은 감소했다. 월 평균소득이 3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가정의 소아청소년은 대사증후군 위험성이 25% 정도만 감소했지만, 500만원 이상인 가정의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위험성은 42%나 감소했다.
박경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 비만 예방 및 중재 프로그램을 기획함에 있어 집중관리 대상과 교육내용에 대한 지침을 제시한다"며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 및 치료 대상으로는 저소득층, 과체중 이상의 비만아,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부모의 자녀를 포함하고, 교육내용에 소아청소년기 충분한 수면시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이미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이에 대한 예방 및 관리 중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소아청소년 자료를 바탕으로 도출된 비만관련 대사합병증에 대한 위험요인을 규명함으로써 현장에 적극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근거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rchives of Disease in Childhood>에 최근 4월호에 발표됐다.
이번 결과는 질병관리본부에서 기획한 국내 첫 소아청소년 코호트 연구인 KoCAS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됐다. KoCAS 연구는 국내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 및 대사합병증 발생과 관련된 요인을 밝히고자 기획했으며, 박경희 한림의대 교수와 강재헌 인제의대 교수가 코호트 데이터 구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