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RS 바이러스 접종률 낮은 이유

이른둥이, RS 바이러스 접종률 낮은 이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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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지출 중 의료비 45.4%…RS 바이러스 예방접종 44.2%
대한신생아학회 "RS 예방접종 보험적용 필요하다"

이른둥이 가정에서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은 의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감염에서 가장 우려되는 RS바이러스 예방접종률은 44.2% 밖에 되지 않아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이른둥이 부모 대상 전국 40여 곳 병원에서 실시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른둥이 자녀를 위해 연평균 의료비를 100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은 51.2%, 1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지출 비용 중 가장 큰 항목으로 의료비(45.4%)를 꼽았으며, 식비(29.5%)·교육비(11.9%)가 뒤를 이었다.

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 퇴원 후에도 여전히 이른둥이에 지출되는 의료비가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입원율 41.6%, 호흡기 감염이 48.3%로 가장 높은 원인
올해 조사에서는 이른둥이 치료 환경을 조사하며 이른둥이 감염 예방 실태도 알아봤다. 이른둥이 자녀의 41.6%가 응급실 방문 또는 재입원을 경험했다.

입원 이유는 호흡기 감염(48.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수술(14.5%), 기타 감염(10.5%)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입원 횟수는 2.13회 였다.

이른둥이가 감염됐었던 바이러스는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하는 RS 바이러스가 31.2%, 감기 바이러스 19.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17.4%, 로타 바이러스 9.2% 등으로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의 주요 원인인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에 주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삭아에 비해 이른둥이에게 더 우려되는 바이러스로는 응답자 43.2%가 RS 바이러스를 꼽았으며, 이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18.3%), 로타 바이러스(17.6%) 순으로 나타났다.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경험 44.2%, 이른둥이 보험 적용 안돼
이처럼 RS바이러스 감염 경험과 우려가 높음에도 예방접종 경험은 44.2%에 불과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는 '정보를 몰라서'(45.6%), '예방접종 보험 적용이 안되서'(21.5%), '예방접종 비용이 부담돼서'(16.0%) 등을 들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에 보험 적용이 가능한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와 RSV 계절인 10월∼3월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32주 이상 36주 미만에 태어난 이른둥이의 경우,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이른둥이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다태(쌍둥) 및 외동인 이른둥이는 고가 예방접종에 대한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에 대해 이른둥이 부모의 89.4%는 "다태 및 외동 이른둥이에게도 예방접종 보험이 지원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둥이 다태아 비중은 26.6%였고,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가 67.9%에 달했다.

재활치료 경험 23.6%…시간 부족, 비싼 비용, 전문시설 미흡
또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 지연을 개선하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는 23.6%였다.

재활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41.9%)'과 '비싼 치료 비용(28.7%)', '전문 시설 및 인력의 부족(24.8%)' 등이었다.

자녀에게 재활치료가 필요함에도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인근에 전문 시설이 없거나(23.5%) 전문시설은 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서(15.7%), 비싼 치료 비용(23.5%) 등으로 재활치료를 위한 전문시설과 비용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둥이 부모, 양육정보 부족 및 경제적 부담 어려움 호소
이른둥이 자녀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양육정보 부족(34.3%), 경제적 부담(22.6%)을 꼽았다. 주변의 시선과 편견이라는 응답도 15.3%에 달했다.

이른둥이 출산 이후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거나 원래 계획보다 덜 낳겠다"라는 응답이 59.9%에 달했고, 그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봐 걱정된다(30.7%)',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22.3%)', '이른둥이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19.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김기수 대한신생아학회장은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합계 출산율은 1 이하로 떨어지고, 출생아 수는 33만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2017년 기준 신생아 100명 중 7명 정도가 이른둥이로 태어날 정도로 그 비중은 증가하고, 특히, 다태아는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 여전히 이른둥이 가정은 의료비에 가장 큰 지출을 하고 있는데, 호흡기가 미성숙하고 면역이 약한 이른둥이에 필요한 호흡기 바이러스 예방접종의 경우 다태나 외동 이른둥이들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고, 이른둥이 재활시설 역시 부족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른둥이들은 생후 2∼3년 간 집중적인 예방 및 건강 관리를 통해 잘 케어하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며 "유래 없는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사회 건강한 일원으로 키워내기 위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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