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첩약급여화협의체 구성, 급여범위·시범사업 모형 등 구체화
이창준 한의약정책관 "의료일원화·통합약사 등 묵은 과제 해결 총력"
정부가 한방 보장성 강화에 속도를 낸다.
4월부터 한방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에 이어, 올해 안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정부 한의약 정책 방향과 한의약 보장성 강화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
보험급여과장·의료자원과장·보건의료정책과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한 이 정책관은 공모를 거쳐 지난 2월 신임 한의약정책관에 낙점됐다.
"그간 소외됐던 한의약에 대한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밝힌 이 정책관은 "당장 눈 앞에 있는 첩약 급여화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안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시행을 목표로, 이르면 4월 첩약 급여화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 지난해 말 결과를 공개했다.
첩약 급여화 협의체에는 정부와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약사회 등 관계단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는 협의체 구성원에 포함하지 않았다.
의협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는 "첩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첩약 급여화에 대해 지속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정책관은 "첩약과 관련한 직능단체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꾸리므로 의협을 협의체 일원으로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며 "의견을 제시한다면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첩약 급여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첩약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 정부가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안전하게 첩약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협과 논의과정에서 첩약을 급여화할 경우, 약재의 원산지나 원료명 등을 모두 다 공개하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언급한 이 정책관은 "이를 위해 한의계 내부적으로 임상진료지침 제정, 규격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환자들이 쉽게, 또 안전하게 첩약을 복용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의약 정책 분야의 경우 유독 직역간 갈등이 첨예한 분야. 의과 분야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과 의료일원화 논란, 약계의 통합약사 논란은 해묵은 과제로 이 정책관에게도 큰 숙제다.
이 정책관은 "의료일원화나 한약사제도 등 갈등이 있는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가능하면 이런 부분들을 털고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료일원화의 경우 교육을 먼저 통합하자는데는 공감대가 협성됐으나 기존 면허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의-한간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고 밝힌 이 정책관은 "쉽지 않겠으나 함께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협진 활성화가 의-한 갈등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정책관은 "개원하고 있는 분들끼리 잘 교류해서 파이를 키워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환자를 어떻게 볼지 고민하고, 정부가 협진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한다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