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사업 임신률 10.7% VS 자연임신률 20~27%
충북 한특위 "청주시 한방난임 혈세 지원 중단" 촉구
지난해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 임신 성공률은 10.7%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자연임신율(20~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의사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충북 한특위)는 2018년 청주시에서 시행한 한방난임사업 결과를 확보, 충북 산부인과의사회에 의뢰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청주시는 지난 2018년 청주시에 3개월 이상 거주한 법적 혼인 부부 만 40세 이하 여성 중 원인 불명, 배란장애로 난임 진단을 받은 환자56명을 대상으로 한방 난임 사업을 실시했다. 대상자들은 한약 복용, 침구 치료 등 6개월간 한방치료를 받고, 이후 2개월간 관찰 기간을 거쳤다. 청주시는 총 8개월 동안의 한방 난임사업을 진행한 결과, 총 56명 중 6명이 임신, 10.7%의 임신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충북 한특위는 "보통 한 달에 한 번씩 월경이 있으며, 임신 시도는 매달 시도할 수 있으므로, 8개월 동안 '월경 1주기당 한방 난임 치료'의 사실상 임신 성공률은 1.34%"라고 지적했다.
충북 한특위는 "한방 난임치료의 임신성공률은 2015년 산부인과 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난임 부부 지원사업에서 '월경 1주기당 인공수정 임신성공률(14.3%)'이나 '체외수정(시험관시술) 임신 성공률(31.5%)'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면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난임 여성의 자연 임신율(20~27%)에도 못 미치는 결과"라고 밝혔다.
난임 환자 선정 과정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난임 치료는 정확한 원인에 따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한데, 만혼으로 인한 고령환자 증가, 낮은 연령층에서도 난소기능 저하가 늘어나는 추세, 남성 요인 등의 문제를 간과했다는 것.
현재 한방 난임치료의 지원을 받기 위해 보건소에 제출하는 진단서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난임의 원인을 기재할 수 없다. 난관의 협착이나 남성의 정액 검사상 이상소견이 있어 시험관시술 등 다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부들도 완전난관폐색이나 무정자증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막연히 원인불명의 난임으로 분류, 한방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방 난임치료를 받느라 적절한 난임 치료를 받을 시기를 박탈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충북 한특위는 "조기 폐경으로 임신이 어려운 젊은 여성, 난소기능이 거의 고갈되는 고령의 경우에는 몇 달의 기간이 유일한 임신의 기회일 수 있다"면서 "효과가 불명확한 한방치료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폐경이 되면, 이 환자들은 시험관시술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지난 2018년도 한방 난임 사업에 약 9400여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실제로 약 6100여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한특위는 "이 예산으로 시험관시술밖에 방법이 없음에도 정부 지원금을 모두 소진한 환자들에게 지원 횟수를 늘리거나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의학에 기반을 둔 난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추가 지원금을 늘려야 한다"면서 "올해에도 지속하고 있는 한방 난임 사업의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