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구 10% 앓아...개별 용량·병합치료·약물 침투·예방 등 병행해야
이양원 건국의대 교수 'JKMA'에 치료가이드라인 소개 "장기 관찰 필요"
손발톱(조갑) 진균증은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치료가 어렵다.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도 재발·재감염률이 전체 치료군의 20∼25%에 이른다. 환자 가족 내 전파 위험은 44∼47%로 높다. 게다가 손발톱의 영구손상·변형으로 인해 미용상·기능상 장애를 초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손발톱 진균증의 재발·재감염률이 높은 것은 약물 침투력의 한계로 병변에 치료농도가 도달하지 못하거나, 분생자(암수교배 없이 생식할 수 있는 포자)가 남거나, 혼합 균종에 대한 항진균제의 반응도가 다양하기 때문.
국내 인구의 10%가 앓고 있는 골칫거리 손발톱 진균증의 치료 결정인자와 치료방법·예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양원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피부과)는 <대한의사협회지>(JKMA)에 기고한 '손발톱 진균증의 치료'를 통해 "진균의 생물학적인 특성을 고려해 환자 개별적인 용량을 설정하고, 다양한 약제의 병합치료와 약물 침투력을 높이며, 예방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효과적인 손발톱 진균증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환자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중요하다"며 "병변의 다양한 특성 및 환자의 기저질환 등 임상적 특징에 따라 치료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손발톱 진균증균증 치료방침을 정하는 결정인자로 ▲감염체의 특성 ▲임상적 특성 ▲질환의 중증도 ▲환자의 동반질환 등을 전제했다.
"손발톱 진균증 치료 판정은 보통 손발톱 성장기간을 고려해 1년 이상의 장기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 교수는 "치료 판정은 크게 임상적 치료, 진균학적 치료, 완전치료로 크게 구분하여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적인 치료는 병변부위의 변색 및 과각화 등의 조갑변형의 개선을 의미하며, 진균학적인 치료는 수산화칼륨용액 검사 등에서 균종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를 이른다. 완전치료는 임상적 개선과 진균학적 개선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만성적인 조갑변화의 경우 진균학적 개선이 있지만 정상조갑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진균학적 치료를 목표로 설정한다.
치료에서는 원인균종 박멸과 정상적인 손발톱상태 회복이 관건. 만성적인 손발톱 변형이 발생하기 전 조기치료는 미용적·기능적인 회복에 중요하다. 대부분의 재발은 재감염보다는 원인 진균의 불완전한 박멸 때문이다. 적절한 기간 동안 충분한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치료는 약물요법(도포제·경구제)과 비약물요법(수술·비수술)이 시행된다.
도포제 치료의 성공여부는 조갑 병변의 특성상 약물의 흡수, 균주내성, 조갑성장의 결함 및 면역저하 등 다양한 인자에 영향을 받는다. 약물의 흡수는 질환의 임상적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백색얕은형 ▲50% 미만 침범된 원위손발톱밑형 ▲2 mm 이하 조갑두께 ▲빠른 조갑성장 등에서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개수가 많고 조갑기질을 침범한 경우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도포제는 전신부작용이 적고 경구약제에 비해 약물상호작용이 적으나, 조갑 침투가 제한적이어서 효과적으로 최소억제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치료제로는 아모롤핀(amorolfine)·시클로피록스(ciclopirox)·에피나코나졸(efinaconazole) 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알릴아민계 경구항진균제인 터비나핀(terbinafine)은 새 도포제로 임상연구 중이다.
경구제 치료는 도포제에 비해 병변에 약물의 치료용량에 도달하기 쉬워 비교적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경제적이다. 경구용 터비나핀과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이 대표적인 약물로 사용되고 있으나, 터비나핀이 비교적 약물상호작용이 적으면서 높은 치료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선호된다.
그러나 경구제 치료는 도포제 치료에 비해 전신 부작용과 약물상호작용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때문에 적절한 환자의 선정이 중요한데, 50% 이상 침범을 보이는 근위손발톱밑형, 다발성의 조갑침범 및 기존 도포제 치료를 6개월 이상 시행해도 개선을 보이지 않는 환자 및 재발성 질환에 대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료제에는 위에 언급된 약물 외에 플루코나졸(fluconazole)이 있으며, 트리아졸계열의 항진균제로 주1회 복용하는 알바코나졸(albaconazole)은 임상연구 중이다.
비약물치료에는 ▲레이저치료 ▲광역학치료 ▲플라즈마 치료가 시행된다.
레이저치료는 미국 FDA에서 '손발톱 진균증환자의 일시적인 정상조갑범위 개선 효과'로 승인됐다. 다른 항진균제가 진균감염 치료에 대한 효과를 통해 승인된 반면, 레이저 치료는 미용적인 개선효과에 대해 승인됐다. 때문에 치료효과가 다른 경구제 및 도포제에 비해 떨어져 일차치료로 권장하지 않는다. 미용적인 개선이 주된 치료목표로 승인했지만, 근래에는 레이저가 갖는 광열효과에 따른 살균작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또 진균 특이적 발색단·키틴·멜라닌 등을 타깃으로 하는 비열성 레이저치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긴 치료기간과 고비용·시술 통증 등 부작용 때문에 이차치료제로 고려되고 있다.
광역학치료는 광과민제와 광원을 사용해 치료하는 비침습적인 치료방법이다. 미국 FDA에서 광선각화증 치료에 승인됐지만 비공식적 치료로 손발톱진균증에 사용된다. 광원에 의한 활성산소종 및 자유라디칼이 발생해 항진균효과를 나타낸다. 광역학치료는 조갑 제거가 필요하고, 많은 횟수의 치료와 통증이 동반돼 치료를 어렵게 한다.
플라즈마(plasma) 치료를 손발톱진균증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플라즈마는 강한 펄스전기장에 의해 발생해 오존·히드록시라디칼·산화질소 등을 발생시켜 항진균효과를 나타낸다. 열성 플라즈마는 광범위 피부열손상을 일으켜 통증 및 손발톱손상을 일으킨다. 이에 비해 비열성 플라즈마는 미세전류를 통해 T. rubrum의 성장을 억제한다.
이양원 교수는 "발가락·발바닥의 진균 감염에 따른 재감염이 흔하므로 족부백선에 대한 치료 및 예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른 재발에 대한 위험인자로는 폐쇄적인 신발, 수영장·공동 체육관 등의 사용 및 당뇨 등이 있다. 발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공공장소에서 개인보호장구 착용과 함께 당뇨환자는 조갑진균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반되는 다한증 치료도 재발을 줄이는 요인으로 소개되고 있다"고 밝힌 이 교수는 "이런 유발인자는 대부분 예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추적관찰 및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