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투쟁 국면 속 '최초' 여성·외과계 회장 타이틀
'최초·최대·유일' 대전협 회장이란 '무거운 자리'

'최초', '최대', '유일'
제23기 대한전공의협회장 당선인에게 붙은 수식어들이다.
박지현 전공의(삼성서울병원 외과)는 8월 23일 개표 결과, 역대 최대 투표율인 50.82%를 기록하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에 당선됐다.
박지현 전공의는 회장에 입후보하면서부터 '최초'의 여성회장 탄생·'최초'의 외과계 대전협 회장 임박 등 타이틀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당선 당시 역대 '유일'하게 투표율 50%를 넘긴 주인공이다.
최근 의료계 동향 역시 23기 대전협 회장에 대한 관심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의협은 7월 2일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행동 선포식 이후 대정부 투쟁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전공의들의 '파업'을 포함한 강력 투쟁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대전협은 회장 개표 다음 날인 8월 24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총파업을 포함한 의료개혁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당선인이 되자마자 '총파업 포함 투쟁'이란 어려운 숙제를 고스란히 넘겨받은 것이다.
더불어 집행부의 기수변경이 전국의 각 단위별로 9월에서 10월 사이 진행된다. 한목소리를 이끌어내야 할 시기에 전국단위 기수 변경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로써 23기 회장 자리는 그야말로 '무거운 자리'가 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그에게 붙은 수식어나 '총파업' 투쟁 등에 대해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박지현 회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자 회장 등의 수식어가 붙고 있다.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한다"며 "누군가에게 제 존재가 이제까지 없었던 선례가 되길, 도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워주는 하나의 예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총파업에 대해서도 큰 부담이 없었다며 투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다시 밝혔다.
박지현 회장은 "총회에 참석한 전공의들이, 그리고 아마도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많은 전공의가 의료현실에 대한 문제를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단체행동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총파업은 그중 하나의 옵션이었다. 그렇기에 그것(총파업)을 대전협이 이야기하는 것에 부담이 크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이대목동사건과 고 신형록 전공의 과로사 등 연이은 사건으로 정부와 의료계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이젠 실망감에서 벗어나 함께 목소리를 높여 스스로 권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승우 제22기 대전협 회장 역시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신임 회장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이승우 전 대전협 회장은 "모든 사람들이 차기 회장에게 어려운 바통을 넘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총파업 투쟁 동참을 천명했던 임시 총회장에서 차기 회장은 주체성을 바탕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던 박지현 회장은 회의장에서 의협이나 선배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들 스스로 의료계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안임을 거듭 강조했다"며 "해당 발언은 총파업 의결을 만장일치로 이끄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전 회장은 "10월에 정기총회가 열린다. 차기 회장은 맥을 이어간다는 개념을 넘어 전공의들을 더 단단하게, 대동단결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