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유효성 확보 안 된 시범사업, 국민건강 우려…결사반대!"
"원료 안정성조차 검증되지 않은 '첩약의 복용' 위해 생길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하반기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방침을 밝혀, 의협 및 약사회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우려 섞인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29일 성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되지 않고, 건강보험 재정만 고갈시킬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5개 질환 중, 15세 이하 알레르기 비염이 포함된 만큼, 관련 전문가 입장에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것.
보건복지부는 15세 이하 알레르기 비염을 포함, 여성 월경통·갱년기장애, 65세 이상 노인 관절염·중풍, 전 생애주기 우울 불안·화병·안면신경마비 등 5개 질환에 대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관할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현재까지 안전관리에 대한 기준 지침조차 전달받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국민의 건강까지 위해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비인후과의사회의 입장.
특히 의과와의 차별적 시범사업 책정금액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시범사업의 경제성 측면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책정금액에는 의과에 없는 처방료가 포함되는 등 의과와는 비교되는 사안 등이 있다"며 "책정금액에 대한 불공정성 및 시범사업의 안정성도 담보되지 않은 상태다. 효과에 대한 근거도 없이 시행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내포한 시범사업이란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의학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근거중심의학이 대세인 상황이다. 이런 시대에 정부에서 보험을 적용하려는 첩약의 효과와 안전성이 임상실험이나 공신력 있는 논문 등을 통해 충분히 검증됐는지 묻고 싶다"면서 "특히, 15세 미만 소아에서의 처방은 일반적인 성인보다 신체와 뇌 기능 발달에 더 영향을 준다. 이와 관련한 안정성 확보가 충분히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진료 현장에서 알레르기비염 치료를 위해 고비용의 한약을 복용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환자와 보호자 사례를 종종 접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효과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질환에 대해 보험을 적용한다면, 이는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일 뿐 아니라, 원료에 대한 안정성조차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첩약의 복용으로 인해 위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번번이 여러 의학단체의 조언이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번에도 의학단체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미래세대의 심판과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면서 뜻을 같이하는 모든 직능단체와의 연합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