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등 "감염관리자 지정 요구 등 비현실적...일방적 지침 하달 유감"
질본 "감염관리 필요한 원칙 공유하려던 것...지침 보완하겠다" 해명
'의원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관리지침' 일방통보 논란에, 보건당국이 13일 "감염관리 원칙을 공유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9일 '의원급 의료기관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관리지침'을 일선 현장에 하달한 바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자를 지정해 감염예방관리대책을 수립하고, 환자 사이의 거리를 최소 1m 이상 유지하며, 신고대상에 부합하는 환자가 확인되면 다른 환자나 방문객과의 노출을 최소할 수 있는 동선으로 이동하며 환자를 독립 공간으로 안내하라는 등의 내용이다.
의료계는 "의원급 의료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단은 12일 성명을 내어 "질본은 지침의 영향을 받게 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이 지침을 실제 지킬 수 있는지, 지키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고, 정부가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았다"면서 "현장의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지침을 발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지침 정리 과정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의견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최소한 먼저 양해를 구하고 존중의 태도라도 갖추는게 우선"이라고 밝힌 의협과 시도의사회장단은 "민간의료기관은 정부가 상명하달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정부는 의료계의 협조와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질본은 "감염관리 원칙을 공유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대부분의 의심환자들이 개인의원이 아닌 선별진료소를 우선 찾는 상황이나, 만에 하나 의원 진료현장에서 의심환자를 만날 경우 감염예방수칙을 지켜서 진료하고 보건소에 신고하고, 보건소가 오기 전까지는 독립된 방에 환자를 머무르게 임시적으로 해 달라는 등 감염관리의 원칙을 담아 지침을 드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의사협회의 의견을 반영해 지침을 보완하는 등, 의견 수렴을 보다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